임종인 전 청와대 안보특보(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가 13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침해사고대응협의회 28차 연례회의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이 세계에서 신종 해킹 수법인 랜섬웨어(ransomeware) 피해를 세 번째로 많이 받는 국가로 추산됐다.
컴퓨터에 침입한 해커가 중요한 파일을 암호화한 뒤 이를 푸는 대가를 요구하는 랜섬웨어는 전 세계적으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청와대 안보특보를 역임한 임종인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13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침해사고대응협의회(FIRST) 28차 연례회의’ 기조연설을 통해 “랜섬웨어 피해 1위는 미국, 2위는 일본이며 한국은 3위”라며 “모두 네트워크가 잘 발전된 국가들”이라고 강조했다. 정보화 정도가 높은 국가일 수록 해커의 ‘먹잇감’이 될 위험이 높다는 것이다. 임 교수는 “가상화폐인 ‘비트코인’ 사용이 늘어나면 랜섬웨어는 더 큰 문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처럼 사이버 공격은 고도화하고 있지만 각 국의 대응법은 아직 뒤처졌다. 임 교수는 “민간과의 협력이 필수적이지만 사생활 침해 문제로 반발에 부딪히는 경우가 많다”며 “미국과 영국처럼 입법활동을 통해 정부와 민간이 정보 공유를 강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침해사고대응협의회는 범지구적인 사이버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각국의 기업·정부기관·학교 등 인터넷비상대응팀(CERT)이 모여 1990년 출범했다. 현재 75개국 340여 개 비상대응팀이 회원으로 가입돼 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글로벌 보안 전문가들은 국가 간 공조로 해킹을 막아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마그레트 라움 침해사고대응협의회 의장은 이날 “사이버 공격의 실체를 제대로 아는 것이 중요하다”며 “공격 이유와 수단 등 전체적인 그림을 파악해야 하는데 한 국가나 개인만으로는 제대로 대응할 수 없다”며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은 “2019년까지 정보 유출로 인한 전세계 피해액은 2조1,0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국경을 넘나드는 사이버 공격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국가 간 긴밀한 공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인터넷진흥원과 인터넷침해대응센터 공동 주최로 이날부터 17일까지 이어지는 연례회의에는 65개국에서 온 협의회 회원과 정부기관 및 보안업계 관계자 600여 명이 참석한다.
/조양준기자 mryesandno@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