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처드 용재 오닐 "세상을 바꾼 베토벤…당대의 감동 재현해낼 것"

클래식 음악 축제 '디토페스티벌' 내달 3일까지
베토벤 현악 4중주 16편 전곡
4일간 6번 공연에 걸쳐 연주
"한국 최초…유년 꿈 이뤄 기뻐"
문태국·문지영-신지아·한지오 등
신진 듀오 무대도 마련 관심

2016 디토페스티벌 ‘베토벤: 한계를 넘어선 자’ 무대에 오르는 음악가들.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왼쪽부터), 첼리스트 문태국, 바이올리니스트 신지아, 피아니스트 한지호, 바이올리니스트 스테판 재키브, 첼리스트 마이클 니컬러스. /연합뉴스


“베토벤은 어디에나 있어 누구나 너무 당연하게 생각하는 작곡가로 여겨집니다. 하지만 그는 세상을 바꾼 음악가이고 연주자로 저에게 세상의 무게를 느끼게 해줍니다.”

지난 12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LG아트센터에서 열리는 클래식 음악축제 ‘디토페스티벌’의 음악감독이자 연주그룹 ‘앙상블 디토’의 리더인 리처드 용재 오닐(38)은 13일 서울 성동구 언더스탠드에비뉴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올해 축제의 테마인 ‘베토벤’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이어 “이제까지의 도전 중에서도 가장 야심 차게 준비한 주제라고 생각한다”며 “위대한 음악에는 유효기간이 없으며 음악을 재생산하는 연주자로 역할만 제대로 해낸다면 베토벤이 활동하던 당대의 감동과 영향력을 지금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올해 페스티벌에서 가장 눈에 띄는 도전은 베토벤이 남긴 현악사중주 전곡을 4일 6번의 공연에 걸쳐 연주하는 ‘베토벤 사이클’이다. 완벽한 바이올리니스트 중 한 명이라는 찬사를 받는 제임스 에네스가 이끌고 리처드 용재 오닐이 멤버로 있는 에네스 콰르텟이 연주한다. 리처드 용재 오닐은 “초기·중기·후기로 나눌 수 있는 16편의 현악사중주는 베토벤의 정신적 흐름이 잘 드러나는데다 특히 베토벤 인생 마지막 5년의 모든 것이 작품에 담겨 있다”며 “한국 최초로 연주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어릴 때부터의 꿈을 이룰 수 있게 돼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디토페스티벌은 주목할 만한 신진 아티스트를 청중에게 소개하는 자리로도 주목받고 있다. 올해 축제에서는 지난 2014년 파블로카살스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한 첼리스트 문태국과 2015년 부소니콩쿠르 1위에 오른 피아니스트 문지영의 듀오 리사이틀, 바이올리니스트 신지아와 2015 서울국제콩쿠르 우승자인 피아니스트 한지오의 듀오, 실력파 목관오중주단 바이츠 퀸텟의 무대가 마련돼 있다. 이날 함께 자리한 문태국은 15일 LG아트센터에서 열리는 공연에 대해 “첫 리사이틀이니만큼 열심히 준비했다. 문지영씨와 함께 젊은 연주자들의 신선한 음악을 들려드리겠다”고 말했다. 역시 함께한 신지아 역시 “베토벤은 여러 모습이 있지만 제가 느낄 때는 따뜻함이 가장 강했던 것 같다. 따뜻한 감정을 전달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리처드 용재 오닐은 이번 베토벤 현악사중주와 함께 그의 지극히 사적인 음악 인생을 이야기하는 에세이 ‘나와 당신의 베토벤’도 15일 출간한다. 그는 “음악 때문에, 특히 베토벤의 사중주 때문에 내가 여기까지 올 수 있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그런 생각과 함께 음악을 하나하나 소개하는 시간을 가져본 것인데 한번 읽어봐주시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경미기자 km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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