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글로비스와 삼성SDS 등 대기업 계열 물류 자회사들과 전 세계적인 ‘수주 절벽’으로 위기에 빠진 국내 조선·해운업계가 함께 참여하는 ‘상생협의체’가 구성된다. 화주(貨主) 격인 물류 업체들이 한진해운, 현대상선과 같은 국적 선사 이용 비중을 확대해 해운업계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취지다. 수주 가뭄에 시달리고 있는 조선업계는 이번 자리를 통해 일감이 늘어나길 기대하고 있다.

13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이날 여의도 선주협회 사무실에서 한국선주협회 주관으로 국내 대형 화주와 국적 선사들이 참여한 가운데 상생협의체 구성을 위한 상견례를 겸한 첫 회의가 열렸다.

회의에는 삼성SDS와 현대글로비스, 범한판토스, 한익스프레스 등 대기업 계열 물류 자회사 관계자들과 선주협회 관계자, 회원사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도 ‘옵저버’ 자격으로 참관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주협회 관계자는 “쉽게 말해 ‘국산품을 애용하자’는 취지”라면서 “물류 회사들을 비롯한 회의 참석자들이 국적 선사 이용 비율을 높이자는 데 원칙적으로 동의했다”고 말했다.

국내 기업들의 국적 선사 이용 비중(컨테이너선 기준)이 중국과 일본 등에 비해 현저히 낮은데, 이 비중을 끌어올려 물류 업계와 조선·해운업계가 상생하자는 의도다. 화주들의 국적 선사를 상대로 한 일감 맡기기는, 선사들의 조선업체를 상대로 한 선박 발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기대하는 것이다.

해운업계는 이같은 시도가 민간 주도로 추진되고 있는 만큼 조선·해운업계의 최근 분위기를 일신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내심 기대하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국내 화주들과 국적 선사들 간에 관계가 원활하지 못한 측면이 있었던 게 사실”이라면서 “이번 상생 협력 모색을 통해 국적 선사들의 양질의 물류 서비스를 국내 기업들이 더욱 활발하게 활용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재영기자 jyha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