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올 1·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0.7%로 예상치를 웃돌았다. 지난 5월 이후 독일의 경제지표는 연이어 개선되고 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여러 선행지표들도 반등하고 있다는 점이다. 구매관리자지수(PMI), 독일 민간연구기관(IFO) 기업환경지수, 독일 시장조사기관(GFK) 소비자신뢰지수 등이 모두 양호한 수치를 나타냈다.
유럽의 5월 종합 PMI가 평균 수준에 그쳤던 것과 달리 독일은 54.7까지 반등했다. 독일 IFO 지수는 7,000개 이상의 기업을 대상으로 현재와 앞으로 6개월 동안의 경기 전망을 조사한 뒤 만들어지는데 107.7까지 상승했다. 예상 기업환경지수는 101.6으로 올랐다. 두 지수 모두 100을 넘겼다는 것은 독일 기업의 현재 사업 환경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졌음을 의미한다.
독일 기업은 유럽시장에서 다른 국가의 경쟁사들과 비교해 높은 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독일 기업은 컴퓨터, 사무기기 제조, 전자제품, 영상, 통신장비 등 기술 중심 업종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이런 배경에는 독일만의 독특한 중소기업 운영 철학이 자리 잡고 있다. 독일의 중소기업(Mittelstand·미텔슈탄트)은 주로 가족 경영 형태다. 장기적인 안목으로 미래를 위해 끊임없이 투자하는 성향을 보인다. 실제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친 지난 2008년에도 독일 내 중소기업 중 연구개발(R&D) 비용을 축소한 곳은 거의 없었다. 이를 바탕으로 많은 독일 기업이 기술적으로 발전하면서 성장했다.
독일의 GFK 소비자신뢰지수 역시 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개인 소비는 독일 경제를 떠받치는 주춧돌이다. 시장에 대한 소비자의 낙관적인 전망은 앞으로 독일 경제의 성장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다.
영국에서 진행될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찬반 국민투표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6월 금리 인상 여부의 불확실성으로 5월 초 독일 증시는 부진한 성과를 보였다. 다만 과거 5년을 되돌아보면 시장 전체가 어려울 때 반등 기회를 잘 잡는 것이 오히려 더 좋은 성과로 연결됐다. 늦어도 오는 10월까지는 매수 기회가 이어질 것이다. 독일의 많은 경제지표가 개선 신호를 보이고 영국의 EU 탈퇴 가능성에 대한 불확실성도 이달 말이면 사라진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로버트 스미스 베어링자산운용 독일 펀드매니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