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뢰 널린 증시..."믿을 건 실적주뿐"

중국·한국, MSCI 지수 편입 여부서
美 FOMC·英 브렉시트 투표까지
굵직한 대외 이벤트로 변동성 커져
영업익 개선 기대종목 선별투자를

6월 증시는 그야말로 곳곳이 지뢰밭이라고 느껴질 만큼 시장을 출렁이게 할 굵직한 대외 이벤트들이 줄줄이 예고돼 있다. 당장 15일 발표되는 중국A주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지수 편입과 한국의 선진지수 관찰대상국 편입 여부를 시작으로 미국의 금리 인상 시점을 엿볼 수 있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 이어 23일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찬반 국민투표 등 언제든지 외국인 자금 이탈과 증시 급락을 유발할 수 있는 불안 요소들이 잇따라 대기 중이다. 당분간 한 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변동성 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측되면서 기업 펀더멘털(기초체력)의 바로미터인 실적 전망치가 가파르게 상향 조정되는 종목을 중심으로 한 안정적 투자전략이 주목받고 있다. 아울러 대외 이벤트 해소 이후 2·4분기 어닝시즌이 본격화될 경우 실적주들이 추가 상승 랠리를 이끌 것이라는 분석이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전일 대비 6.76% 오른 16.10에 마감하며 종가 기준 지난 2월29일(17.56) 이후 3개월여 만에 최고치까지 치솟았다. VKOSPI는 코스피200 옵션 가격을 토대로 한 달 뒤 지수가 얼마나 변동할지 예측하는 지표로 통상 코스피가 급락할 때 반대로 급등하는 특성이 있어 일명 ‘공포지수’로 불린다. 그만큼 증시의 변동성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는 의미다. 이날 코스피지수도 4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며 1,970선 초반까지 밀려났다.

국내 증시의 변동성은 15일 MSCI의 연례 국가 리뷰를 시작으로 23일로 예정된 브렉시트 투표를 전후해 극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먼저 중국A주의 MSCI 신흥지수 편입이 결정되면 당초 로드맵에 따라 우선 5% 편입이 이뤄지면서 신흥시장 내 한국 비중은 기존 15.2%에서 14.9%로 0.3%포인트가량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실제 지수 편입이 적용되는 내년 5월까지 국내 증시에서 8,000억~1조원에 달하는 외국인 자금이 이탈할 것으로 우려된다. 여기에 브렉시트가 현실화될 경우 영국계 유럽 자금의 추가 이탈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대외변수에 따라 당분간 증시의 변동성이 증폭될 것으로 관측되면서 시장의 관심은 다시 실적 개선세가 뚜렷한 종목으로 쏠리고 있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굵직한 대외 이벤트들이 마무리된 후에는 결국 기업 실적 개선 여부가 추가 상승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며 “변동성이 높아지는 구간에서는 실적 개선이 예상되는 업종이나 종목 위주로 압축해 선별 투자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서울경제신문이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에 의뢰해 2·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2개월 전에 비해 10% 이상 상향 조정된 종목을 집계한 결과 조사 대상 184개 기업 중 30곳에 달했다. 이는 같은 기간 코스피 184개 기업의 영업이익 상향 조정률(4.01%)을 크게 웃도는 수치로 시장 기대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동양생명(082640)의 2·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두 달 전 325억원에서 1,750억원으로 4배 넘게 올랐으며 OCI(010060)는 73억원에서 334억원으로 3배 넘게 상향 조정됐다. 이 밖에 현대중공업(009540)과 두산엔진(082740), 한화테크윈(012450), 현대미포조선(010620) 등 조선·기계업종과 SK D&D, 일진머티리얼즈(020150), 동원산업(006040) 등도 두 달 새 영업이익 추정치가 20% 이상 높아졌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1·4분기 실적이 기대치를 넘어서면서 글로벌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가운데 원화 약세에 따른 수출기업들의 가격경쟁력 제고 전망으로 2·4분기 실적 전망치도 함께 상향 조정되고 있다”며 “유가 상승으로 재고자산 평가이익 증대가 기대되는 에너지 업종과 반도체 업황이 바닥을 찍고 회복세로 접어들고 있는 정보기술(IT) 업종, 지난해 대규모 손실충당금에 따른 ‘빅배스’의 기저효과가 예상되는 조선업종 등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김현상기자 kim012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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