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블리’는 지난해 마세라티가 국내에서 판매한 1,300여대 중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존재감 있는 디자인과 독특한 배기음, 차별화된 프리미엄이 인기 비결로 꼽힌다. /사진제공=FMK
잇단 디젤 게이트와 장기화하고 있는 경기 침체로 수입차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지만 예외인 브랜드도 있다. 이탈리아의 고성능 럭셔리 브랜드 마세라티가 대표적이다. 대부분의 모델이 1억원을 넘는 가격에도 월 70대 이상 꾸준히 판매되면서 지난해 대비 10% 이상의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올해 마세라티는 누적 등록 대수 3,000대 돌파가 확실시된다. 이 같은 마세라티의 질주는 눈이 즐거운 존재감 넘치는 디자인, 귀가 즐거운 특유의 배기음, 몸이 즐거운 주행 능력, 여기에 경쟁사가 모방하기 힘든 102년 역사를 가진 마세라티만의 감성이 어우러진 결과다.마세라티의 성장세는 중형 럭셔리 세단 ‘기블리’가 이끌고 있다. 아프리카 북부 사막에서 불어치는 열풍이라는 차명처럼 국내 럭셔리카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킨 모델이다. 1967년 1세대 모델 출시 후 마세라티의 감성과 역사를 반영해 시간을 이어가며 진화한 모델로 평가받는다.
국내에서 기블리는 가솔린(기블리)과 디젤(기블리 디젤), 고성능 사륜구동 모델(기블리S Q4)이 판매되고 있다. 가솔린 모델은 6기통 2,987㏄의 엔진에 지능형 기어 변속 소프트웨어를 갖춘 신형 자동 8단 ZF변속기가 조합돼 최고 350마력의 힘을 뿜어낸다. 5.6초 만에 시속 100㎞를 돌파하고 최고 시속이 267㎞에 달하지만 도로 상황을 정확하게 진단해 안정적이고 인상적인 주행 경험을 제공한다. 조율이 잘된 바이올린의 음악을 듣듯 또렷하고 명확한 매력이 강점이다.
사륜구동 모델인 기블리S Q4는 기블리 중 가장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V6 2,979㏄ 엔진은 최고 410마력을 내며 4.8초 만에 시속 100㎞에 도달한다. 최고 속도는 시속 284㎞다. 앞바퀴에 집중된 힘을 상황에 따라 앞바퀴와 뒷바퀴에 50대50으로 재분배해 균형을 잡아주는 ‘Q4 시스템’으로 슈퍼카 같은 400마력의 힘을 운전자가 원하는 대로 정확하게 조절할 수 있다.
국내 기블리 돌풍을 이끈 디젤 모델은 2,987㏄ V6 디젤엔진으로 275마력의 힘을 내면서도 ℓ당 11.1㎞의 연비까지 확보했다. 제로백은 6.3초다. 가격 역시 1억원 미만으로 마세라티의 감성을 보다 많은 사람이 누릴 수 있도록 했다. 디젤 모델이지만 액티브 음향 시스템으로 기존의 가솔린 모델과 같은 배기음을 느낄 수 있다. 배기가스 흡입관 근처에 부착된 두 개의 음향 작동기는 엔진의 독특한 톤을 강조하고 도로에 가장 맞게 정확히 조절한다.
기블리의 존재감 넘치는 디자인은 실내외에서 모두 확인할 수 있다. 문이 4개인 세단이지만 쿠페(지붕이 낮고 날렵한 차)의 디자인 철학을 반영했다. 마세라티의 고성능차 ‘콰트로포르테’의 유려한 곡선과 조화로운 구성비, 고유의 계기판 디자인을 포함한 기블리의 인테리어 디자인은 마세라티의 고급스러움과 동시에 젊은 소비자들의 요구를 반영했다는 평가다. 이탈리아 감성이 반영된 실내 인테리어 외에도 세계적인 오디오 전문업체 바우어스앤드윌킨스의 오디오 시스템은 차량 내 15개의 스피커로 귀를 즐겁게 한다.
마세라티를 공식 수입 판매하는 FMK의 관계자는 “기블리를 통해 마세라티의 감성을 이해하는 고객이 늘어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라며 “하반기 출시 예정인 브랜드 첫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르반떼’로 성장세를 이어나가겠다”고 말했다. 가격은 9,980만~1억3,690만원이다. /강도원기자 theon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