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 하늘 덮고, 산 베고, 자연과 하룻밤...추억은 덤이죠

캠핑의 계절...친환경으로 안전하게 즐기자
캠핑 인구 500만명...대표 여가생활 자리매김
글램핑·카라반 등 고급화에 '에코캠핑'도 확산
대관령 자연휴양림·당항포 관광지·하이원 등
산·바다·철도 활용한 자연·테마 캠핑장 늘어
"순수자연 체험하고 언플러그드로 사고도 예방"
문체부·관광공 내일부터 친환경·안전캠핑 축제

캠핑시장이 다양화, 고급화하는 가운데 자연환경을 최대한 활용하고 에너지 소모를 줄이는 친환경 에코캠핑이 늘고 있다.
국내 캠핑 인구 500만명 시대다. 캠핑은 이제 우리 국민의 대표적인 여가생활 중 하나가 됐다. 기온이 올라가는 요즘은 캠핑의 최대 성수기다. 캠핑 시장의 성장과 함께 캠핑 방식도 진화하고 있다. 자동차를 활용해 텐트 등 장비를 운반하는 오토캠핑, 고급 텐트와 서비스가 제공되는 ‘럭셔리캠핑’인 글램핑, 캠핑카를 사용하는 카라반 등으로 고급화·다양화하는 흐름이다. 최근 캠핑 본연의 맛을 살리기 위해 에너지를 소비하지 않는 친환경 에코캠핑이 확산되고 있다. 캠핑하는 사람(캠퍼)들은 보다 다양한 재미를 맛볼 수 있는 셈이다. 물론 최근의 잇단 캠핑장 사고에서 보듯 안전은 절대로 소홀히 할 수 없다. 캠핑이 고급화되고 장비가 많이 사용되면서 즐거움이 배가되고 있지만 역시 캠핑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안전이다.

캠핑에서 자연체험은 필수. 대관령목장에서 양들과 노는 아이들.
◇국내 캠핑 인구 500만명 시대=문화체육관광부가 집계한 2014년 국민여가활동 조사에 따르면 국내 캠핑 인구는 476만명(2013년 기준)이다. 또 캠핑아웃도어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캠핑 시장 규모는 지난 2014년 6,000억원 수준으로 2008년의 200억원에서 6년 만에 30배가 늘어났다. 캠핑은 캠퍼와 캠핑장의 결합이다. 안전한 캠핑을 위해서는 캠핑장 시설 개선뿐 아니라 캠퍼의 의식 변화도 필요하다.

캠핑 전문가들이 지적하는 한국 캠핑 문화의 특징은 캠핑장이 임시주거의 역할에 한정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아파트 위주의 생활에서 누리기 어려운 바비큐 파티를 야외에서 하기 위해 캠핑장을 찾는 식이다. 생활공간을 그대로 야외에 옮겨놓는 형태다. 이에 따라 장비도 많이 필요해진다. 캠핑 업계 관계자는 “외국에 비해 고가의 대규모 장비 선호, 1박2일의 단기체류형 캠핑, 캠핑 장비 증가, 복잡하고 조리시간이 긴 음식 선호, 식사 위주의 캠핑, 캠핑장 내부활동 선호와 활동적 체험에 대한 소극적 참여 등이 한국 캠핑 문화의 특징”이라고 말했다.

캠핑 인구와 시장의 급성장은 전국의 캠핑장 확대로 이어졌고 이는 상당한 부실도 동반했다. 문체부에 따르면 5월 현재 전국에 산재한 야영장은 1,917개소로 집계된다. 이 중에서 등록된 야영장은 1,251개소(65.3%)에 불과하다. 등록은 정부가 지정한 안전·설비기준을 충족했다는 것이다. 일부는 자연환경보전지역과 개발제한구역 등 야영장이 들어설 수 없는 곳에 자리한 경우도 있다. 한국관광공사가 운영하는 ‘고캠핑’ 홈페이지(www.gocamping.or.kr)에는 1,184개의 안전한 등록 캠핑장이 나와 있다.


◇친환경·안전 캠핑 축제 열려=부실한 시설과 캠핑객들의 인식소홀로 최근 사고가 잇따르자 정부는 규제를 강화했다. △텐트 내 화기 전기 사용 금지(단 600W 이하 전기 사용은 가능) △액화석유가스(LPG) 용기 반입 금지(13㎏ 이하는 제외) △텐트 2개소당(100㎡) 소화기 1기 이상 비치 등이다. 규제에 반발도 있었다. 특히 어린 아이들을 동반한 가족단위 캠핑객들이 전기 사용 금지에 따른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문체부와 관광공사는 자연환경을 최대한 이용하는 친환경 캠핑을 보급하는 차원에서 17~19일 경기도 고양 킨텍스에서 ‘2016 친환경·안전 캠핑 축제’를 연다. 행사 취지에 맞게 전기가 없는 언플러그드 캠핑으로 진행하며 쓰레기 발생도 최대한 줄인다. 문체부 관계자는 “현대 캠핑이 장비중심적이고 소비중심적인 성향을 보이면서 캠핑 본질에 대한 인식이 약화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캠핑 활동의 본질인 순수자연 체험을 지원하는 차원에서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당항포관광지 오토캠핑장에서 한 가족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자연과 테마를 함께 즐기는 캠핑장들=국내에는 이미 친환경 캠핑장이 많다. 대표적으로 강원도 대관령에 위치한 대관령자연휴양림 캠핑장은 1988년에 조성된 우리나라 최초의 자연휴양림인 ‘대관령자연휴양림’을 안고 있다. 새하얀 자작나무를 비롯해 오랜 역사를 일러주는 풍성한 숲이 자랑이다. 이 때문에 마치 잘 가꿔진 과수원이나 수목원에서 캠핑하는 느낌을 준다. 강릉시내가 10㎞ 안팎으로 가깝고 덤으로 대관령목장도 즐길 수 있다.

또 경남 고성의 당항포관광지 오토캠핑장은 산과 바다로 둘러싸였다. 산이 캠핑장 삼면을 에워싸고 있고 당항포관광지 끝자락은 바다와 맞닿아 있다. 당항포 오토캠핑장의 테마는 공룡이다. 경남고성공룡세계엑스포로 유명한 당항포관광지에 위치해 캠핑부터 공룡테마파크 관람까지 일석이조의 여행이 장점이다.

테마 여행을 더 즐기고 싶다면 강원도 삼척에 위치한 ‘하이원 추추파크 캠핑장’을 이용하면 된다. 하이원 추추파크는 산악철도와 영동선을 활용한 국내 유일의 기차 테마파크로 스위스 산악열차, 레일코스터, 이색 미니트레인을 즐길 수 있고 잔디지붕으로 된 큐브빌, 기차 모양 숙소인 트레인빌 같은 독특한 숙박시설도 마련돼 있다. /최수문기자 chsm@sedaily.com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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