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을 전혀 이용하지 않는 청소년도 인터넷 중독 상태인 청소년 못지 않게 자살위험이 커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출처=이미지투데이
인터넷을 지나치게 많이 해 중독 상태에 빠졌거나 인터넷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 청소년 모두 자살위험이 커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청소년 인터넷 이용시간이 적을수록 좋다는 기존 통설을 뒤집는 연구 결과다.박소희 연세대 보건대학원 교수팀은 2008~2010년 한국청소년건강온라인행태조사에 참여한 청소년 22만1,265명을 대상으로 인터넷 중독 정도에 따른 자살위험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6일 밝혔다.
인터넷 중독은 가정, 직장, 학교 등 일상생활에 장애를 줄 정도로 지나치게 인터넷 이용에 집착해 행동과 심리적인 면에서 문제가 나타나는 상태를 말한다.
연구팀은 한국정보화진흥원이 개발한 인터넷 중독 평가 기준인 KS척도를 토대로 청소년들의 인터넷 중독 정도를 구분했다. 총 80점, 20문항으로 구성된 KS척도에서 인터넷 중독 위험이 없는 일반 청소년(47점 이하)은 인터넷을 하지 않는 경우보다 자살위험이 낮은 것으로 밝혀졌다. 인터넷을 전혀 하지 않는 청소년의 자살충동과 자살시도는 일반 청소년보다 각각 1.1배, 1.33배 높았다. 연구팀은 인터넷 이용을 금지하는 강압이나 사회적 고립 등이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고 추정했다.
반면 인터넷 중독 위험이 있는 청소년들의 자살위험은 2배 가까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KS척도 점수가 48~52점으로 인터넷 중독 가능성을 보인 청소년들은 일반 사용자보다 자살충동을 1.49배 더 느꼈고 자살시도를 1.2배 더 한 것으로 분석됐다. KS척도 점수가 53점 이상으로 인터넷 중독 고위험군에 속하는 청소년들은 일반 사용자보다 자살충동이 1.94배, 자살시도가 1.91배 더 증가했다.
박소희 교수는 “인터넷 사용이 중독수준에 접어들면 자살위험이 높아진다”며 “반면 인터넷을 전혀 사용하지 않아도 자살위험이 커진다는 점은 이번 연구의 흥미로운 점”이라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인터넷을 안 하는 청소년의 자살위험이 큰 이유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며 “이번 연구만으로 인터넷을 안 하는 것보다 하는 게 더 좋다고 말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청소년들이 인터넷을 적정하게 이용하려면 일정 시간이 지나면 휴식시간을 갖게 하는 등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진희인턴기자 jh6945@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