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가 지난달부터 자율출퇴근제를 전면도입하면서 삼성그룹의 모든 전자계열사가 자율 출퇴근제를 시행하게 됐다. 특히 자율출퇴근제를 처음 도입한 삼성전자는 시행 1년이 지난 만큼 제도를 잘 활용해 만족하는 직원들이 많아졌다.
삼성전기는 지난달 2일부터 생산직을 제외한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자율출퇴근제를 시작해 오전6시에서 오후6시 사이에 자유롭게 출근하도록 했다. 다만 하루 4시간 이상, 주 40시간 이상 반드시 근무해야 한다.
예를 들어 4일을 9시간씩 근무한다면 하루는 저녁 6시에 출근해 10시에 퇴근하는 것도 가능하다. 지난해 삼성전기는 연구개발(R&D)직군에 한해 자율 출퇴근제를 도입한 후 5월부터 전 직원으로 확대했다.
삼성전기의 자율출퇴근제 전면 도입은 삼성전자가 지난해 4월부터 시행 중인 이 제도가 다른 계열사로 확산된 것이다. 삼성디스플레이·삼성SDI도 지난해부터 자율출퇴근제를 실시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09년 오전6시부터 오후1시 사이 원하는 시간에 출근해 8시간 근무하는 자율출근제를 시범 시행한 뒤 2012년 수원 DMC연구소(세트 부문)에 첫 도입했다. 이후 디자인과 R&D직군 등으로 확대됐다.
새로운 제도가 삼성전자를 시작으로 다른 삼성 계열사로 확산될 확률이 높은 만큼 이달 발표될 삼성전자의 ‘글로벌 인사혁신 로드맵’이 삼성 전반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 3월 ‘스타트업 삼성 컬처혁신’을 선포한 가운데 이달 안으로 직급 단순화, 수평적 호칭, 선발형 승격, 성과형 보상 등 4가지 방향을 골자로 하는 글로벌 인사혁신 로드맵을 수립,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자율출퇴근제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삼성전자에서는 직원들이 대체로 제도에 만족하는 모습이다. 삼성전자 IM 부문의 한 직원은 “가족이 있는 직원들의 경우 오전에 아이들과 놀아주거나 유치원에 등원시키고 출근한다”며 “아이가 아프면 중간에 퇴근하는 것도 더 이상 눈치 볼 일이 아니게 됐다”고 전했다. 또한 출근시간이 여유로워지면서 서울에서 수원으로 통근하는 직원들은 버스를 놓쳐도 조급해하지 않아도 되고 회식 다음날에는 조금 더 여유롭게 출근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자율 출퇴근제가 남의 이야기인 부서들도 있다. 자율 출퇴근제를 막는 부서는 없지만 업무 부담이 많은 몇몇 부서에서는 시행이 어려운 경우도 있다. 토요일과 일요일에도 연일 출근하는 곳도 있다. 삼성전자 재무팀 소속의 한 직원은 “회사 전반적으로는 자율 출퇴근제가 잘 시행되고 있지만 업무 특성에 따라 우리 부서를 포함한 어떤 부서에서는 시행되기 어려운 거 같다”며 “금요일 오후2시에 퇴근하는 다른 부서 소속 직원들을 보면 부럽기도 하다”고 밝혔다. /김현진기자 stari@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