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파식적] 디즈니랜드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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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어떤 것을 꿈꿀 수 있다면 그것을 실현할 수도 있다. 나의 모든 것이 바로 생쥐 한 마리에서 시작됐음을 기억하라.” 만화 제작자 월트 디즈니는 디즈니랜드를 처음 구상할 때 아이도 어른도 모두 행복한 장소를 목표로 꿈과 환상의 세계를 창조하려고 했다. 뛰어난 상상력과 기술력이 어우러진 디즈니랜드는 상상력과 비즈니스가 결합한 대표적 성공사례다. 방문객들은 공주와 왕자로 대접받고 직원들도 ‘상상력을 갖춘 기술자’라는 뜻을 담은 ‘이매지니어(imagineer)’라는 호칭으로 불린다. 세계적 여행지 ‘론리플래닛’이 디즈니랜드를 지구상에서 가장 행복한 장소로 평가한 것도 이런 치밀한 노력 덕택일 것이다.

지난해 개원 60주년을 맞은 미국 디즈니랜드는 세계 200개국에서 약 7억5,000만명의 관람객이 방문했을 정도다. 가장 인기를 끄는 선물은 미키마우스 야구모자로 8,400만개나 팔려나갔다고 한다. 디즈니랜드는 맥도날드 햄버거, 코카콜라와 함께 미국식 문화를 세계에 전파하는 첨병 역할을 맡아 숱한 논란을 빚기도 했다. 유럽에 디즈니랜드가 처음 진출할 때 양키 문화에 반대하는 현지 여론에 부딪혀 큰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그래서 일본 도쿄 디즈니랜드에서는 미키마우스가 기모노를 입고 관람객을 맞는가 하면 홍콩의 경우 쇼핑몰과 연계하는 등 현지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세계 여섯 번째이자 중국 본토의 첫 디즈니랜드인 상하이 디즈니랜드가 16일 개장하고 손님맞이에 나섰다. 중국의 전설을 영화화한 ‘뮬란’의 주인공이 퍼레이드에 등장하는 등 중화풍 요소도 많이 눈에 띄고 있다. 120만평 규모의 상하이 디즈니랜드는 매년 1,000만명 이상의 입장객을 유치해 상하이 국내총생산(GDP)을 0.8%포인트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그뿐 아니라 아시아에도 본격적인 테마파크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디즈니랜드는 원래 서울에 진출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했지만 각종 규제와 특혜 시비에 휘말려 결국 상하이로 방향을 바꿨다고 한다. 우리는 툭하면 해외 테마파크 유치 계획이 발표되지만 이제껏 성사된 것은 한 건도 없는 실정이다. 글로벌 문화·레저 경쟁에서 한국이 또 뼈아픈 일격을 맞은 셈이다. /정상범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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