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취업준비생들에게 입사지원을 빌미로 개인정보를 넘겨받아 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은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울산남부경찰서는 사기 혐의로 박모(23)씨를 구속하고, 사기 행각의 공범인 김모(23)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16일 밝혔다.

중학교 동창 사이인 박씨와 김씨는 5월 초 페이스북에 ‘컴퓨터로 나스닥 주가를 조사하는 일이며, 하루 2∼3시간 근무로 10만∼20만원을 벌 수 있다’는 광고글을 게시했다. 이를 본 A(21)씨는 박씨와 김씨에게 연락했고, 박씨 일당은 “만나서 입사 절차를 진행하자”며 A씨를 같은 달 18일 울산고속버스터미널 앞으로 불렀다.

박씨 등은 A씨를 PC방으로 유도해 입사지원서를 쓰게 하면서 은행 계좌번호와 비밀번호, 공인인증서 아이디와 비밀번호 등의 정보까지 요구했다. 박씨는 “회사 신분증 제작과 보안프로그램 설치를 위해 필요하다”며 A씨 휴대전화를 건네받아 밖으로 나갔다. 박씨는 A씨 휴대전화와 개인정보로 제3금융권에서 1천만원 상당의 대출을 받았다.


그 사이 김씨는 A씨에게 주가 조사 업무를 가르쳤고, 이때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여성 공범 1명이 김씨를 찾아와 일당을 받아가는 척 연기도 펼쳤다.

A씨 계좌로 입금된 대출금은 즉시 박씨 계좌로 옮겨졌다.

수중에 돈이 들어온 것을 확인한 박씨는 대출 관련 기록을 모두 삭제한 휴대전화를 돌려주며 “내일부터 근무하면 일당을 송금하겠다”고 A씨를 돌려보냈다.

박씨 등은 이런 수법으로 취업준비생 4명 명의로 4천만원 상당을 대출받아 챙겼다. 직업이 없는 이들은 사기 범행으로 가로챈 돈을 유흥비 등으로 탕진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쉽게 돈을 벌 수 있다거나 금융 관련 개인정보를 요구하는 구인광고는 사기 범죄일 가능성이 높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나은 인턴기자 babyeu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