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시중은행 프라이빗뱅킹(PB)센터 등에 따르면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와 관련한 브렉시트 이슈가 자산가들의 자금 움직임도 묶어두고 있다. 이흥두 KB국민은행 도곡스타PB센터 팀장은 “얼마 전 기준금리 인하 이후 자산가들 사이에서는 예금만 해서는 돈을 불릴 수 없다는 공감대가 있지만 브렉시트 이슈 때문에 주식형 상품에 돈을 넣기 부담스러워하고 있다”며 “일각에서 기준금리 추가 인하 전망까지 나오기 때문에 그나마 안정적인 채권형 내지는 채권주식혼합형 펀드에 대한 문의 정도만 있다”고 밝혔다. 박지연 신한PWM 파이낸스센터 PB팀장은 “예금 만기 등으로 신규 투자자금이 생긴 자산가들은 확실히 주식형 상품에 대한 투자를 꺼리고 있다”며 “고객에게 크게 불안해할 필요가 없다며 오히려 브렉시트 우려가 높은 지금이 투자 적기라는 조언도 하지만 일단은 신중한 분위기”라고 말했다.
브렉시트 이슈는 실제 기준금리 인하 효과를 크게 넘어설 만큼 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고 있다. 코스피지수의 경우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한 지난 9일 2,024.1포인트에서 이달 16일 1,951.9포인트까지 떨어졌다. 영국의 조 콕스 의원 총격 사망사건으로 브렉시트 우려가 완화된 17일, 주가가 1,953.4포인트까지 반등했지만 자산가들은 여전히 주식시장으로의 자금이동이 불안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지금까지 자산가들 사이에서 안전자산이라고 분류됐던 부동산 시장에서도 한층 신중한 움직임이 눈에 띈다. 이 팀장은 “자산가들도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50억원가량의 중소형 임대형 부동산 투자를 선호하며 유동성이 확보되기 힘든 100억원 이상의 부동산은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라고 밝혔다.
다만 브렉시트가 실제 일어날 경우 부동산 등의 자산가치가 하락할 수 있다는 판단에 자금을 유동화시키며 추가적인 투자 기회에 대비하는 자산가도 눈에 띈다. 정원기 KEB하나은행 영업1부 PB센터 지점장은 “이번 브렉시트 이슈를 또 다른 투자기회로 보고 실탄을 쌓아두는 자산가들도 많이 있다”며 “아무래도 금융위기 등에서 이러한 투자 방식으로 수익을 낸 이들이 많기 때문에 유사한 투자 패턴을 반복하려는 듯하다”고 밝혔다.
/양철민기자 chopi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