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행촌동에는 ‘딜쿠샤’라는 건물이 있다. 1923년 미국인 앨버트 테일러가 지었으며 이름은 힌두어의 ‘매혹, 기쁨’의 의미다. 앨버트 테일러에 대한 평가는 양면적이다. 개인적으로는 통신사 특파원으로서 3·1운동을 전 세계에 알렸다. 태평양전쟁이 일어나고 1942년 일제에 의해 추방됐다. 정치적으로는 제국주의 수탈을 상징한다. 국운이 쇠퇴하던 조선은 1895년 미국에 평안북도 운산의 금광채굴권을 넘긴다. 앨버트의 아버지 조지 테일러는 금광기술자로 건너왔고 앨버트도 동행했다. 앨버트가 결혼 후 한양도성 아래 서울이 한눈에 보이는 곳에 신혼집을 짓는데 이것이 딜쿠샤다. 건물에는 현재 10여가구가 거주 중으로, 서울시는 오는 2019년까지 국가문화재로 복원한다는 목표다. /글·사진=최수문기자 chs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