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형 서울시의원, 구의역 사고 진상규명위원 사퇴

박 의원 “서울시 거짓보고·자료은폐로 직무수행 지장”
서울시 "자료은폐 전혀 사실 아니다"

‘구의역 사고 진상규명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던 서울시의원이 서울시의 자료 은폐로 직무 수행이 어렵다며 사의를 표명해 논란이 일고 있다.

박진형 서울시의원(더불어민주당·강북3)은 20일 “서울시 감사위원회의 거짓 보고와 자료 은폐 때문에 정상적인 직무를 수행할 수 없다고 판단해 사의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박 의원에 따르면 올해 3월부터 5월까지 감사원이 서울메트로와 서울도시철도공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감사의 지적사항을 제출할 것을 서울시 감사위원회에 요청했지만 시 감사위원회 실무자는 “메트로·도시철도공사로부터 자료를 확보하지 못했다”며 자료 제출을 거부했다. 이에 박 의원이 “다른 시의원에게 제출된 자료를 시가 확보하지 못할 리 없다”고 재차 다그치자 시 감사위원장은 “자료를 확보했으나 감사원 규정에 의해 외부로 유출할 수 없어 제출할 수 없다”고 답했다.


박 의원은 “시 감사위원회가 거짓 보고를 하고 자료 제출을 거부하는 것은 실체적 진실을 밝힐 의지도 없고 진상규명위원을 들러리로 여기는 태도”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서울메트로 담당자 몇몇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징계 수위나 결정하기 위해 외부위원들을 들러리 세우려는 서울시의 태도로는 제2의 구의역 사고를 막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구의역 사고 진상규명위원회는 시 감사위원회를 비롯한 각계 전문가 15명으로 구성됐으며 첫 회의에서 비밀유지 서약서를 작성한 바 있다.

박 의원은 “시의회 차원에서 행정사무조사를 통해 구의역 사고의 실체적 진실과 사고 발생의 구조적 원인 및 사업 재구조화 방안 등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시 감사위원회가 거짓 보고를 하고 자료를 은폐하려 했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시는 “박 의원이 요구한 감사원의 서울메트로 감사 진행 건 관련 질문서는 시를 경유하지 않고 서울메트로에 직접 발부돼 시가 이를 알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시는 또 “자료 제출을 요구받은 후 감사원에 자료 제출이 가능한지 확인한 결과 감사원이 확정해 공식 통보한 지적사항이 아닐 뿐만 아니라 관련 법률에 따라 유출해서는 안 된다는 답변을 받아 제출하지 못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재용기자 jy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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