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보다 강서구가 지난해 지하철 9호선 2단계 구간 개통 효과를 톡톡히 본 것으로 나타났다. 9호선 2단계 개통 주요 지역의 아파트값 상승률을 조사한 결과 강서구 가양동·염창동 등이 강남구 삼성동 등을 앞지른 것이다. 강남구는 교통 인프라가 이미 잘 갖춰져 있는 반면 강서구는 9호선 연장 개통으로 서울 강북은 물론 강남까지 접근성이 한결 개선됐기 때문이다.
19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강서구의 아파트 매매가가 지난해 3월 9호선 2단계(신논현~종합운동장) 개통 전후로 10% 이상 뛴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4년 말 3.3㎡당 1,281만원에서 올 6월 초 현재 1,424만원으로 11.2% 상승률을 기록한 것. 같은 기간 강남구는 재건축에 따른 가격 탄력을 받았음에도 강서구보다 적은 10.8%(2,970만원→3,292만원) 상승하는 데 그쳤다.
특히 동별로는 더욱 차이가 컸다. 9호선 가양역과 양천향교역 등을 이용할 수 있는 강서구 가양동은 이 기간 11.4%(1,232만원→1,373만원) 올랐지만 선정릉역·봉은사역 역세권인 강남구 삼성동은 그 절반에 못 미치는 5.5%(2,978만원→3,143만원)의 변동률을 보였다.
강서구의 두드러진 오름세는 기존 9호선을 이용해 삼성동·잠실동 등 강남 업무지구로의 이동이 용이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서울 도심지역 출퇴근도 한결 수월해졌다. 이에 반해 강남구는 기존에 교통 인프라가 잘 갖춰진데다 강남 내 이동 수요가 많아 개통 효과가 미미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올해 초 개통한 신분당선 2단계(정자~광교) 인근 지역 역시 판교나 강남 등 업무지구로의 연결성을 향상되면서 집값이 한층 많이 뛰었다.
지역별로 보면 수지구청역을 이용할 수 있는 용인시 수지구 풍덕천동 아파트는 2014년 말 3.3㎡당 1,104만원에서 6월 현재 1,191만원으로 7.9% 뛰었다. 같은 기간 용인시 변동률은 4.1%(959만원→999만원)에 불과했다. 상현역과 광교중앙역·광교역이 들어선 광교신도시도 같은 기간 8.9%(1,614만원→1,758만원) 올랐다. 특히 광교중앙역 초역세권인 광교자연앤힐스테이트 전용 85㎡는 1년 반 새 6억1,500만원에서 7억500만원으로 9,000만원 뛰는 기염을 토했다.
임병철 부동산114 책임연구원은 “서울 등 수도권 내 지하철 구축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신규 지하철 개통에 따른 가격상승 효과가 예전만은 못하다”면서도 “다만 그동안 교통여건이 열악했던 지역은 주요 업무시설로 연결되는 노선이 개통되면 주택 수요 증가 등으로 집값 탄력 효과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권형기자 buzz@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