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공항 용역 결과 21일 靑에 보고

프랑스 평가단 입국, 정부에 결과물 전달
양측 여론몰이 과열…이르면 21일 판가름

용역 작업이 사실상 끝나면서 영남권 신공항 발표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하지만 관련 지방자치단체와 정치권에서는 각각 ‘밀양’과 ‘가덕도’로 유치해야 한다며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해 5개 지자체장의 합의는 갈기갈기 찢겨버린 것이다.

20일 국토교통부와 정치권 등에 따르면 영남권 신공항 사전타당성 용역을 맡은 ‘프랑스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 관계자가 입국했고 결과물도 정부에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 핵심관계자는 “국토부가 21일 관련 내용을 청와대에 보고할 예정이어서 발표가 21일이나 22일로 앞당겨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ADPi가 평가항목에 따라 일정한 기준을 제시한 것에 대해 정부는 최종 결정을 내릴 방침이다. 발표시기가 임박해오면서 지자체의 진흙탕 여론몰이도 심화되고 있다. 가덕도 유치를 원하는 부산은 ‘동남권 신공항’으로, 밀양을 밀고 있는 4개 지자체(대구·울산·경남·경북)는 ‘남부권 신공항’이라며 각각 유리한 이름을 붙여 주장하는 실정이다. 지난해 5개 시도지사는 “유치경쟁을 벌이지 않고 신공항의 성격·규모·기능 등은 정부가 외국 전문기관에 의뢰해 결정한다”고 공동 합의문을 작성했다. 그 결과 20억원의 혈세를 들여 ADPi에 용역을 맡겼으나 발표 전부터 결과에 불복하겠다는 움직임까지 나타나고 있다.

서병수 부산시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덕도 활주로 2개를 1개로 줄이고 나머지 재원을 대구공항에 쓰면 양쪽 다 윈윈하는 방법”이라며 “용역이 불공정하게 진행되고 왜곡된 결과를 가져온다면 시장으로서 가진 모든 권한과 책임을 다해 부산시민들과 함께 바로잡는 노력을 하겠다”고 밝혔다.

거제시의회도 의원 16명 전원이 참여한 성명을 통해 “동남권 신공항 최적지는 가덕도임을 공동 인식하고 신공항 유치에 적극적으로 동참한다”고 지지를 공식 선언했다.

반면 밀양 유치를 요구하는 남부권신공항 범시도민추진위원회는 이날 “영호남, 충청 일부도 함께 원만하게 이용할 수 있는 최적의 중심지점으로 3,800m 이상 활주로 2본을 기본으로 하는 국가 제2관문공항 기능으로 건설돼야 한다”면서 “백지화나 연기, 어정쩡한 발표를 한다면 더 큰 지역 갈등과 엄청난 저항에 부딪힐 것”이라고 대정부 건의문을 선언했다. 결국 지난 2011년 지역 갈등과 반발이 최고조에 이르러 백지화되고 이명박 전 대통령이 대국민 사과까지 했던 갈등을 되풀이하는 모양새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경영학과 교수는 “정치인들이 토목공사나 국책사업을 따왔다고 지역민들에게 보여주는 관행으로 인해 신공항이 너무 정치 논리로 가버렸고 사업에 대한 경제성 같은 전문가들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특히 전문가들은 탈락한 지역이 결과에 승복해야 함은 물론 지역 민심을 무마시키기 위해 철도·도로 같은 다른 인프라 사업을 주는 식의 선심성 지원책이 나와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국책사업에 ‘정치적 보상’이라는 좋지 않은 선례를 남기기 때문이다.

/세종=황정원기자 garde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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