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이 자살 이끄는 원인 밝혀졌다

전홍진 삼성서울병원 교수팀 연구 결과,
전두엽-변연계 연결성 떨어져 자살 생각 나
만성 우울증 환자, 어린시절 학대 노출된 경우
전두엽-변연계 연결성 문제 생길 수 있어

우울증 환자 중 적잖은 이들이 자살시도에 이르기도 한다. 왜 이 같은 현상이 발생하는지 그 원인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밝혀졌다.

전홍진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를 주축으로 한 공동연구팀은 지난 2011년부터 5년간 자살 생각이 있는 우울증과 없는 우울증 환자에서 뇌 영상과 뇌유래신경영양인자를 분석한 결과를 21일 발표했다.

연구 결과 우울증 환자의 뇌 기능은 전체적으로 저하돼 있는데 특히 뇌 전두엽 및 변연계 기능 저하가 발생했다.


전두엽은 이마 쪽에 위치해서 판단·사고·계획·억제 등을 하는 고차원적인 뇌 기능을 하는 곳이고, 변연계는 뇌 심부에 위치해서 인간의 기본적인 본능과 충동·수면과 섭식·기억을 관장하는 곳이다.

우울증이 오면 전두엽 기능 저하로 인해 기분이 우울해지고 의욕이 떨어지며 집중력에도 이상이 온다. 불면증과 식욕저하, 감정 기복 등을 발생시키는 변연계 기능 저하도 일으킨다.

이번 연구결과에서는 자살 생각이 발생하면 뇌 심부에 위치한 변연계가 흥분된다는 것을 기능적 자기공명영상(MRI)을 통해 밝혔다. 문제는 우울증으로 전두엽의 기능 저하가 정상적으로 회복되지 않은 상태가 되면 전두엽이 변연계를 통제하지 못하게 돼 결국 자살이라는 극단적 선택에 이를 수도 있다는 점이다.

우울증이 발생하면 또 뇌 신경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뇌유래신경영양인자가 저하되는데, 이로인해 뇌 신경 연결성이 저하될 수 있다. 우울증이 만성화되고 치료받지 않으면 전두엽-변연계 연결성이 저하되고 결국 자살 생각이 일게 되는 것이다. 유아 시절 학대 경험 등 트라우마 등도 뇌유래신경영양인자 분비를 저하 시켜 자살 충동을 일으킬 위험이 많다.

전 교수는 “우울증 환자의 자살률을 낮추기 위해서는 질환을 조기에 신속하고 객관적으로 선별해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김민정기자 jeong@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