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부동산] 알아서 척척…스마트홈의 유혹

외출하면 조명·TV 꺼지고, 외부인 침입땐 경비실 통보…
에너지 절감서 환경·보안까지 언제 어디서든 집안 기기 통제
건설사, IT·가전업체와 손잡고 'IoT 스마트홈' 서비스 앞다퉈

# 아침이면 휴대폰 알람에 맞춰 조명이 켜진다. 집을 나서며 조명이나 TV를 신경 쓰지 않아도 아파트 단지를 벗어나면 모든 전원이 차단된다. 외출 중에도 아이들이 돌아오거나 택배가 오면 휴대폰에 메시지가 뜨고, 퇴근 때도 아파트 현관에 들어서면 자동으로 엘리베이터까지 호출된다. 전기·난방·가스 사용량을 실시간으로 알려주고 원격검침이 가능해 매달 관리실에 자동 통보된다. 각종 첨단 장비를 갖춘 보안시스템과 거실·방 별로 공기를 환기해주는 시스템도 갖췄다.

아파트가 똑똑해지고 있다. ‘스마트 홈(Smart Home)’이라는 단어는 이미 10여 년 전부터 건설업계에서 사용되어 왔지만 집 안의 모니터를 통해 일부 조명이나 난방, 보안 기기를 통제하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사실상 집안의 모든 것을 PC나 스마트폰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통제할 수 있는 수준까지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얼마 전 드라마 대사처럼 ‘내가 해도 되는 걸 굳이 상대방이 해 주는’ 수준을 훌쩍 넘어, 환경·보안·에너지 절약 등 입주민에게 다양한 혜택을 가져다줄 것으로 보인다.

◇‘건설 +IoT기술’, 언제 어디서든 집안 모든 기기 통제=가장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것은 사물인터넷(IoT) 기술과 주거 시스템을 결합한 서비스다. 건설사들은 앞다퉈 가전·IT 업체나 통신업체와 손잡고 스마트폰과 집 내외의 다양한 시설을 연계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IoT 스마트홈’을 지난해 10월 분양한 ‘래미안 서초 에스티지S’부터 적용하고 있다. 시계처럼 손목에 착용하는 ‘웨어러블 원패스’를 차고 있으면 공동현관이나 엘리베이터가 자동으로 작동하고, 차량의 위치 확인이나 긴급상황 시 비상 알림 기능도 갖췄다. 스마트 인포 디스플레이는 웨어러블 원패스의 정보를 받아 가족별 외출과 귀가를 체크해 준다. 부재 중 방문자나 택배, 자동차 주차위치, 날씨까지 간단하게 확인할 수 있다. 스마트폰 앱으로도 언제 어디서나 이 모든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현대건설은 SK텔레콤과 협력해 ‘힐스테이트 동탄’부터 스마트홈 서비스를 선보였다. 빌트인 전자제품은 물론 개별 구입 한 스마트홈 연동 제품도 하나의 어플리케이션으로 관리할 수 있다. 앱을 통해 주차 위치 정보 등을 받을 수 있고, 귀가 시에는 공동현관 통과와 동시에 엘리베이터가 호출되고 거주층까지 이동하게 된다.


GS건설도 ‘자이앱(Xi-App)’을 통해 휴대폰 알람과 세대 내 조명을 연동시켜 방안 조명이 켜지게 하고, 휴대폰으로 공동현관 문도 열 수 있다. 세대 내에 설치된 일괄 소등 스위치에는 엘리베이터 호출 버튼도 부착해 출퇴근 바쁜 시간을 조금이라도 아껴준다.

◇절전·보안·환기 시스템 등까지 ‘섬세한’ 진화=나아가 ‘스마트 홈’이 제공하는 서비스는 좀 더 섬세해지고 다양해지고 있다. 전력·난방비 절감은 물론, 최첨단 보안시스템을 적용해 단지 내 범죄 발생 가능성을 낮춘다. 주방 조리 시 발생하는 유해가스는 물론 방과 거실 등 전체 공간의 공기를 꼼꼼히 환기해주고, 단지 내에서 편리하게 카쉐어링까지 이용할 수 있다.

한화건설은 가구 내 에너지 사용량을 스마트폰으로 언제 어디서나 관리할 수 있는 홈 매니저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다. 세대난방시스템, 실별 온도제어시스템, 세대내부 LED조명, 원격검침시스템 등 다양한 관리비 절감 기술이 적용된다. 발코니에는 동체 감지기를 설치해 외부인의 침입 시 입주민 휴대폰으로 문자 메시지를 보내거나 경비실에 통보하는 서비스도 제공한다.

대림산업은 미국 예일대와 초미세먼지를 제거할 수 있는 ‘공기청정 환기시스템’을 개발해 세대별로 적용하고 있다. 기상청의 실시간 미세먼지 데이터와 실내 이산화탄소 농도에 따라 정화된 공기가 천장 급배기구를 통해 집안 전체에 고르게 전달되도록 설계됐다.

대우건설은 아파트 단지를 단지 외곽과 내부, 엘리베이터, 세대 현관, 세대 내부 등 5개 구역으로 나누고 단계별로 보안을 체계화한 ‘파이브존 시큐리티 시스템’을 적용 중이다. 세대 현관에 사람이 접근하면 자동 촬영돼 스마트폰으로 확인할 수 있고, 적외선 기능을 이용해 야간 촬영도 가능하다. 단지 공용부에 차량번호 인식 주차관제·무인택배·지하주차장 비상호출·주차 위치인식 시스템 등이 설치되고, 각 세대에 현관자석감지기·스마트 일괄제어 스위치 등이 공통적으로 적용된다.

SK건설도 가구 내 모니터를 통해 전기·가스·수도 사용량을 확인하고 관리할 수 있는 친환경 에너지 절감 시스템을 제공한다. 전열교환형 세대환기시스템을 통해 깨끗한 공기를 공급하고 오염된 공기를 배기할 수도 있다./이재유기자 030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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