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서울 CGV여의도에서 열린 2016 영화산업 미디어포럼에 참석한 서정 CJ CGV 대표이사가 CGV의 글로벌 시장 진출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CJ CGV
“영화는 물론 소중한 문화이지만 이제는 그저 문화 상품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산업에도 방점을 좀 찍어야 할 때가 아닐까요. 영화에 관한 새로운 시각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서정(52·사진) CJ CGV 대표는 22일 서울 영등포구 CGV여의도에서 열린 ‘2016년 중반기 CGV 영화산업 미디어 포럼’에 참석해 이렇게 말했다. 서 대표의 발언은 스크린 독과점 등 극장의 문제점에만 집중되는 관심을 ‘한국 영화산업의 성장을 이끌었다’는 칭찬할 만한 부분에도 보내달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한편으로는 전방위적 사업을 펼치며 사세를 확장하고 있는 중국 ‘완다’ 등의 글로벌 극장사업자들과 경쟁하는 CGV의 입장에서 스크린 독과점과 수직 계열화 등의 이슈에 더는 발목을 잡히고 싶지 않다는 의미도 읽힌다. 실제로 서 대표는 “스크린 독과점과 수직 계열화 문제는 솔직히 20년쯤 반복돼온 이야기 같은데 그렇다면 이런 문제에도 불구하고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한국 영화산업에 대해서는 어떻게 설명해야 하느냐”고 되물었다. 그리고 이어 “일부 영화의 흥행이 CGV의 밀어주기 때문이라는 말이 있지만 세상에는 보는 눈도 많고 그럴 수가 없다”며 “우리의 분석으로 이 같은 현상은 점차 심해지는 관객 쏠림 현상 때문이며 CGV는 지난해부터 편성위원회를 가동해 투명한 편성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 대표는 이날 포럼에서 CGV가 추진하고 있는 글로벌 산업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여러 차례 강조했다. 전통적 국내 산업의 강자였던 제조업이 힘을 잃어가는 가운데 문화산업이 새로운 돌파구로 떠오르고 있지만 문화산업이 진정한 미래 먹거리가 되기 위해서는 글로벌화가 필수라는 것이 서 대표의 주장이다. 이런 서 대표의 방침에 따라 CGV는 지난 3일 터키 극장사업자 마르스의 인수 절차를 마무리 지으며 스크린 수 기준 세계 5대 극장사업자로 우뚝 서기도 했지만 그는 “글로벌 극장사업자들과 비교할 때 아직 갈 길은 멀다”고 말했다. 1위 기업인 중국의 완다가 9,000여개의 스크린을 보유하고 있는 것과 비교해 CGV의 스크린 수는 6월 기준 2,632개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서 대표는 “최근 중국 영화 시장 급성장의 핵심에는 완다라는 기업이 있고 또 그 배후에는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우리도 더 이상 스크린 독과점 문제 등에만 골몰하기보다 문화산업의 양극화를 해소하고 글로벌 진출을 위해 힘을 모으기 위한 새로운 의제 설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경미기자 kmk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