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를 들어 이동통신사가 자비를 들여 소비자에게 아이폰 지원금을 많이 주고 싶어도 애플이 반대하면 불가능했다는 주장이 이통업계 실무자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애플이 아이폰 공급계약시 이통사의 보조금 책정 수준까지 자신과 협의해 결정하도록 제한을 걸었다는 내용이다. 애플이 직접 고객지원금을 보태기는커녕 국내 이통사의 고객 지원 정책에까지 참견해 제동을 걸었다면 소비자로서는 분통 터질 일이다.
애플이 비인기 제품을 이통사에 강매하다시피 떠넘겼다는 의혹도 관련업계에서 제기된다. 아이폰 제품 중 소비자 선호도가 떨어지는 16GB 저장용량 모델을 이통사가 일정량 매입해야 인기 있는 64GB 용량 모델 등을 받을 수 있었다는 주장이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이통사 입장에서는 악성 재고로 남을 수 있는 제품을 떠안게 되는 셈인데 그 비용은 고스란히 주주나 소비자에게 전가될 수도 있다.
AS 수준도 재조명되고 있다. 애플이 아이폰의 고장률을 자체적으로 매우 낮게 정한 뒤 그 이상의 제품 불량에 대해서는 책임을 지는 데 소극적이었다는 주장이다. 이 역시 국내 이통사나 소비자가 직간접적으로 부담을 떠안는 결과를 초래했을 수 있는데 마침 공정위가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일류기업이란 자만감에 취해 소비자를 외면하는 것은 아닌지 자성해볼 필요가 있다. 그동안 기술의 혁신으로 산업계를 선도했다면 이제는 서비스의 혁신으로 거듭날 때다. mryesandno@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