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코스닥 20년, 글로벌 경쟁력 키워야 할 때

장경호 이녹스 대표이사

코스닥 시장이 올해로 개장 20주년을 맞았다. 지난 1996년 출범 당시만 해도 코스닥은 기업과 투자자들에게는 생소한 시장이었다.

하지만 20년이 흐른 지금 코스닥은 세계적으로 성공한 신시장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해 말 코스닥 시가총액은 211조원으로 세계 주요 신시장 가운데 미국 나스닥과 중국 신시장(Chi-next)에 이어 3위로 올라섰다. 지난해 신규 상장 기업 수만 122개사로 나스닥에 이어 2위였다. 코스닥 성장을 가까이에서 지켜본 입장으로 정말 감회가 새롭다.

코스닥이 성장해온 지난 20년 동안 자본 시장을 둘러싼 환경도 많이 바뀌었다. 과거에는 정보 부족으로 중소기업이 해외 신시장에 상장하는 것은 쉽지 않았고 일반투자자가 해외 상장주식을 거래하는 것 역시 어려웠다. 그러나 현재는 정보기술(IT)의 발달과 국가 간의 자유로운 자본이동 등으로 해외 신시장 상장이 용이해졌다. 상장을 앞둔 기업은 기업가치 극대화를 위해 나스닥 시장을 선택할 수도 있게 된 셈이다.


이는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자본 시장도 글로벌 경쟁이 치열해졌음을 의미한다. 여기에는 코스닥도 예외일 수 없다. 글로벌 경쟁력을 갖춰야만 지속 성장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코스닥의 글로벌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는 우량 기술 기업의 상장을 통한 정체성 강화가 필수적이다. 구글이나 페이스북과 같은 세계적인 기술 기업들이 나스닥에 상장해 시장이 성장한 것처럼 우량 기술 기업들의 코스닥 상장은 브랜드 가치를 높여 코스닥이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글로벌 트렌드에 발맞춰 상장 문호를 다양화하고 규제 합리화를 통해 상장 서비스의 질적 수준을 높이는 일이 필요하다.

편안할 때 위기를 생각하라는 말이 있다. 올해 성년을 맞은 코스닥 시장도 현재의 성공에 만족한다면 글로벌 경쟁에서 도태될 수 있다. 앞으로 20년 후 코스닥 시장이 불혹의 나이가 됐을 때는 글로벌 시장의 추종자를 넘어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거래소로 성장해 있을 것으로 기대해본다.

장경호 이녹스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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