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29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 외국인의 날’ 행사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왼쪽)과 폴 카버 센터장이 FC서울과 전남드래곤즈와의 경기에 앞서 시축하고 있다. /사진제공=서울글로벌센터 제공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인 박원순 서울시장이 최근 새누리당 의원과 공관 오찬을 함께 하며 보폭을 넓히고 있다. 서울시장 임기 완주를 공언해 온 박 시장은 최근 들어 야권의 대선후보 경선을 위해 중도에 사퇴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이번 오찬에 더 관심이 쏠리고 있다.
22일 정치권에 따르면 박 시장은 김성태·이종구·이혜훈·김용태 의원 등 서울지역 새누리당 소속 의원 11명을 지난 20일 가회동 공관으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 하면서 지역사업 등에 특별한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지역 새누리당 소속 의원은 지상욱·정양석·김선동·김용태·김성태·나경원·오신환·이혜훈·박성중·이종구·이은재·박인숙 등 총 12명으로, 이날 오찬에는 나경원 의원만 불참했다. 박 시장측은 당선 축하를 겸한 덕담을 주고 받는 자리였다며 선을 그었지만, 정치권에서는 박 시장이 이번 오찬으로 여와 야를 동시에 아우를 수 있는 리더십을 보여준 계기가 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 1시간30분 넘게 진행된 오찬에서 한 의원은 “새로운 ‘친박’(친박원순) 모임이 결성됐다”는 덕담을 던질 정도로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의원은 “(시장공관이) 황제공관이라고 하더니 와서 보니 이렇게 작느냐”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박 시장의 가회동 공관은 전세가 28억원으로 입주 당시 ‘황제공관’ 논란에 휩싸여 곤욕을 치뤘다. 지하철 구의역 사고 등과 같은 민감한 현안에 대해서는 크게 부각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 시장 초청 오찬 자리 성격에 맞지 않은 데다, 의원들이 박 시장을 배려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이에 박 시장은 의원들이 지역구 예산사업에 대해 설명할 때는 일일이 메모하며 “잘 살펴보겠다”고 약속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시장측 관계자는 “(의원들이) 지역구 공약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박 시장은 ‘공약 사업들이 모두 서울시민을 위해 필요한 사업이고, 적극 지원하는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답했다”고 말했다./김홍길기자 what@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