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김해공항 인근 대저2동 덕두마을 전경. 김해공항 초입에 있는 이 마을은 그동안 개발이 되지 않아 낙후된 상태로 남아 있다. 마을 뒤편으로 김해공항 관제탑이 보인다. /부산=조원진기자
“이번 정부의 김해공항 확장안은 확실하겠지예. 뒤집으면 진짜 우롱하는 거지. 멀쩡한 공항 있는데 돈·시간 들여 다른 데 지을 이유가 뭐 있습니까. 제일 바라는 건 상권 형성입니더.”22일 부산 김해공항 인근 대저2동 덕두마을에서 만난 김종태(59) 대저2동 상가번영회 부회장은 기대에 부푼 말들을 쏟아냈다. 김해공항 초입에 있는 이곳은 얼마 전까지 개발제한구역이었던데다 소음피해까지 있어 아직도 개발이 더딘 상태로 남아 있다.
김 부회장은 “김해공항 입구에 있지만 결항 시 여행객들이 쉬어갈 변변한 숙소 하나 없다”며 “얼마 전 개발제한구역이 일부 풀렸는데 이번 확장안을 계기로 남은 개발제한구역도 풀리고 지역 경기도 살아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김해공항 확장안을 반겼다.
이곳 주민들은 대체로 이번 정부의 선택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박경주(48)씨는 “현재는 식당·주점 등이 허름해 군부대 사람들마저도 인근 김해나 부산으로 나가는 실정이지만 앞으로 항공업계 직원과 여행객 등 많은 사람이 모여들면 자연스럽게 지역 발전이 이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공군부대 후문에 자리한 대저2동의 평강마을과 활주로가 지나가는 맥도마을의 경우 소음 때문에 더 살기가 힘들어진다며 ‘반발’하고 있다.
맥도마을의 한 주민은 “소음피해로 보상해줄 마을 발전기금 따위는 필요 없으니까 공항을 다른 곳으로 옮겨라”라고 목청을 높였다.
정부의 이번 발표로 요동칠 것으로 예상됐던 부동산 시장은 아직은 잠잠한 상태로 알려졌다.
대저2동주민센터 인근에서 부동산중개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는 김연한(54)씨는 신공항 관련 정부 발표가 난 지난 21일 오후 외지인이 땅을 보러 왔다며 매물을 소개해달라고 해서 보여줬더니 가격에 놀라 그냥 돌아갔다고 전했다. 그는 “여기는 몇 년 전부터 땅값이 올라 준주거지의 경우 3.3㎡당 700만원선”이라며 “투자 가능성이 별로 없이 가격만 올라가는 형국”이라고 말했다. /부산=조원진기자 bscit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