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1월 19일 당시 문재인 대선후보가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차기정부 지방분권 정책토론회’에서 안희정 충남도지사와 이야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연일 대권 출마 가능성을 흘리고 있는 안희정 충남지사가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죄송하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더민주 소속 한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안 지사가 노무현 전 대통령 추도식에서 문 전 대표를 찾아 죄송하다는 말을 했다”며 “문 전 대표는 괜찮다며 웃고 넘어갔다”고 설명했다. 문 전 대표와 안 지사는 지난 5월 23일 봉하마을에서 진행된 노 전 대통령 6주기 추도식에서 조우한 바 있다. 당시 안 지사는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불펜투수를 할지, 직접 슛을 쏠지 고민하고 있다”며 대권 도전 시사를 연일 흘리던 상황이었다.
안 지사가 문 전 대표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한 것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존재한다. 더민주의 한 의원은 “안 지사가 반기문 사무총장이 귀국해 충청 대망론에 불을 지피다 보니 무리하게 대권을 시사하며 문 전 대표를 끌어들인 것에 미안한 마음이 들었을 것”이라며 안 지사의 차기 대선 출마 가능성을 낮게 전망했다. 안 지사가 대권에 출마하기 위해서는 우선 당 내 경선부터 통과해야 하는데 문 전 대표에 비해 전국적 조직력은 현격히 떨어지고 같은 친노의 이미지를 갖고 있어 문 전 대표와 동시에 출마하는 것은 필패라는 점을 안 지사가 인지하고 있을 것이란 예측에서다.
하지만 안 지사는 22일 충남도청에서 열린 취임 6주년 기자회견에서 “구원 투수론을 말한 것은 보조 타이어라는 의미가 아니라 문재인 전 대표나 박원순 서울시장에 대한 후배로서의 예의를 갖춘 표현일 뿐”이라며 “나서야 할 때가 된다면 너무 늦지도 성급하지도 않게 결론 내리겠다. 연말쯤이면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전 인터뷰 내용보다도 한껏 수위를 올려 출마 가능성을 흘린 셈이다. 이에 따라 안 지사가 문 전 대표에게 죄송하다는 발언을 한 것 역시 선전포고라는 해석이 나온다.
/박형윤기자 mani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