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영 IFC 한국 대표 "국내 기업과 동남아 유통·금융사 인수 추진"

국제 공인 IFC와 함께 참여시
현지 당국 인수허가 받기 수월
해외 진출 노리는 한국 기업
국제투자기구 적극 활용해야

박준영(사진) 국제금융공사(IFC) 한국사무소 신임 대표는 23일 “국내 기업과 함께 동남아시아 지역의 유통·금융사의 인수(투자)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표는 이날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국내 기업이 이미 포화상태인 중국 시장이나 경제규모가 한국보다 3배 이상 큰 일본에 진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성장 가능성이 높은 태국·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 등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IFC는 세계은행(WB) 산하의 투자기관으로 지난 1956년 설립돼 현재 184개국이 가입하고 있다. 전체 자산은 지난해 10월(2015 회계연도) 기준으로 87억5,000만달러(약 10조1,000억원)에 달한다. 한국에는 2014년 처음으로 사무소를 설치했으며 공식 투자책임자를 선임한 것은 박 대표가 처음이다.

IFC는 세계은행 그룹에 함께 속해 있는 국제부흥개발은행(IBRD)이나 국제투자보증기구(MIGA)와 달리 대출이나 보증 외에 직접 기업에 지분투자를 한다. 특정 기업이 신흥국·개발도상국 시장에 투자할 때 지원을 해주되 경영권 확보에 지장을 주지 않는 수준의 지분(10~30%)을 확보, 사외이사를 임명하는 방식이다. 박 대표는 해외 진출을 노리는 한국 기업이 IFC 등의 국제 투자기구를 “스마트하게 활용해야 한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그는 “국내 금융사가 동남아시아 쪽에서 은행이나 생명·증권·카드사 등을 인수할 때 국제적으로 공인된 IFC와 함께 참여하면 현지 당국에서도 더 쉽게 대주주 변경 승인을 내주는 경향이 있다”면서 “이러한 장점을 외면한 채 국제 투자기구의 참여를 ‘간섭’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최근 IFC 한국사무소의 책임자로 선임되기 전에 유럽부흥개발은행(EBRD)에서 6년 동안 동유럽과 중앙아시아 지역의 금융사 지분투자 사업을 전담한 경험이 있다. 아울러 그는 한국 기업이 전 세계적으로 사무소를 두고 있는 IFC의 네트워크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투자 대상을 찾는 것도 좋은 인수합병(M&A) 전략이라고 조언했다. 박 대표는 내년까지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성과를 거두면 중앙아시아와 아프리카 쪽으로 눈을 돌릴 계획이다. 그는 “중앙아시아와 아프리카 지역은 건설·에너지·인프라 분야에 대한 투자수요가 많다”면서 “중국과 일본 기업처럼 더 활발한 해외 사업 진출을 모색해야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

/지민구기자 mingu@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