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의 '묘수'...'TA' 대신 세계최대 해운동맹 '2M' 합류... 정상화 탄력

현대상선(011200)이 그동안 가입을 추진해온 ‘디(THE) 얼라이언스’ 대신 세계 최대 해운동맹체인 ‘2M’에 극적으로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가입이 확정되면 채권단이 제시한 자율협약 조건을 모두 충족하게 돼 현대상선 경영정상화에 한층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상선의 방향 전환은 국내 해운업 구조조정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23일 해양수산부와 현대상선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2M 가입을 위한 논의를 개시했다. 현대상선은 “2M과 현대상선 양측이 서로의 강점과 약점을 보완할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판단해 (현대상선이 합류한다면) ‘윈윈’하는 시너지 효과가 날 것으로 본다”고 발표했다. 정부 관계자도 “2M 회원사인 덴마크 머스크와 스위스 MSC와의 공감대 속에 협의 개시를 밝힌 것”이라며 “항만노선 정리 등 실무작업이 이뤄진 후 현대상선은 공식 멤버로 가입한다”고 전했다.

2M은 세계 최대 해운사인 머스크와 2위 해운사인 MSC가 결성한 해운동맹체다. 단 2개의 해운사가 소속돼 있지만 세계 컨테이너 선복량 점유율은 27.7%(5월 기준)로 오션얼라이언스(26.1%)와 디 얼라이언스(19.5%)에 앞선다. 여기에 현대상선이 합류하면 2M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29.6%로 올라간다. 2M은 유럽계 해운사 동맹체로 유럽-미주 노선에서는 강력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지만 아시아-미주 항로에서는 약점을 보여왔다. 반면 현대상선은 아시아-미주 항로에 강점을 가져 양측 간 결합으로 글로벌 시장의 지배력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우호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해운해사연구본부장은 “현대상선 입장에서는 2M에 합류하는 것이 베스트 시나리오였는데 이것이 현실화된 것”이라며 “양측이 약점을 보완하는 윈윈게임”이라고 평가했다. 현대상선은 2M 가입으로 회생 가능성이 더욱 높아진 반면 국내 1위 해운사인 한진해운(117930)은 채권단과 한진그룹 간에 유동성 지원을 놓고 줄다리기가 이어져 앞날을 예측하기 어려운 상태다. /서일범기자 세종=구경우기자 bluesqua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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