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태순 신임 LIG證 대표 "김병주 교수도 LIG證 청사진 인정...PE특화 증권사로 키울것"

정통 경제학자 사외이사로 영입
세간 떠도는 '먹튀' 우려 불식
임기 보장돼야 장기 로드맵 수립
10년 이상 사장직 수행이 목표

사모펀드 대표에서 증권회사 CEO로 변신한 임태순 LIG투자증권 대표. /이호재기자.
“LIG투자증권의 청사진을 확인한 김병주 서강대 명예교수님이 제대로 된 금융기관을 키워달라며 사외이사를 흔쾌히 승낙하셨습니다.”

임태순(47·사진) 신임 LIG투자증권 사장은 23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금융계의 ‘큰 어른’으로 불리는 김병주 명예교수의 사외이사 선임 이유를 먼저 꺼냈다. 그는 “김 명예교수가 LIG투자증권이 제시한 로드맵의 가능성을 인정하고 경영에 동참해 주셨다”고 강조했다. LIG투자증권을 인수한 케이프인베스트먼트는 회사 혁신방안의 하나로 그동안 없었던 사외이사제를 도입했다. 금융정책 이론과 실제에 정통한 경제학자인 김 명예교수의 사외이사 영입은 사모펀드(PEF)가 증권사를 인수한 후 ‘먹튀’할 것이라는 세간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LIG투자증권은 앞서 지난 22일 주주총회를 열고 김 명예교수와 함께 허노중 전 코스닥위원회 위원장, 유준열 전 유안타증권 사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사명도 내년 1월1일자로 케이프투자증권으로 변경한다. 임 신임 사장은 “김 명예교수는 금융개혁위원회 부위원장으로 금융제도 개편 작업을 주도했고 국민은행과 주택은행 합병, 신한은행과 조흥은행 합병 등 금융 현안에 깊숙이 관여한 금융계의 ‘대부’와 같은 분”이라며 “제대로 된 금융회사가 필요하다는 김 명예교수의 바람이 LIG투자증권의 경영에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 사장은 10년 이상 LIG투자증권의 사장직을 수행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그는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이 최연소 증권사 사장에 취임해 10년간 사장직을 유지하는 것처럼 사장 임기가 보장돼야 장기 로드맵을 세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케이프인베스트먼트의 모회사인 선박제조사 케이프도 임 사장의 장기 경영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고 임 사장은 전했다. 임 사장이 말하는 장기로드맵의 핵심은 프라이빗에퀴티(PE) 사업부문의 특화 증권사다. 이를 위해 LIG투자증권은 PE사업본부과 상품운용본부를 신설해 자기자본 운용사업을 강화할 방침이다. 연내 인하우스 헤지펀드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임 사장은 “향후 증권업계는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037620)·메리츠종금증권(008560)·코리아에셋투자증권과 함께 LIG투자증권이 가장 특징적인 증권사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전통적인 투자은행(IB) 강자인 한투증권과 규모 면에서 가장 앞선 미래에셋, 부동산 특화 메리츠종금, 중소기업 특화의 코리아에셋 등과 함께 PE 전문 증권사로 LIG투자증권이 있을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증권사 인수도 계속 나설 방침이다. 그는 “자기자본 3,000억~5,000억원 수준의 증권사가 효율성이 높은 사업구조를 만들 수 있다”며 “현재 2,000억원 규모의 LIG투자증권의 자기자본을 인수합병(M&A)을 통해 늘려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IB 부문의 강점을 가지고 효율성이 높은 증권사를 두루 살펴보고 있다”며 “대형 증권사라고 해도 케이프인베스트먼트는 자금조달에 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송종호기자 joist1894@sedaily.com 사진=이호재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