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2016 포스코 IR 에 참석한 권오준 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이호재기자.
권오준(사진) 포스코 회장이 “전 세계로 확산되는 보호무역주의로 인해 수출에 중대한 차질이 우려된다”며 글로벌 철강전쟁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고 나섰다.
미국이 중국 철강 업체를 대상으로 고율의 반덤핑 관세를 매기면서 불똥이 한국에까지 튀어 ‘고래 싸움에 새우등이 터진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우리 업체까지 피해를 입고 있는 현실을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23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권 회장은 최근 임직원들에게 보낸 ‘철강 무역대전’이라는 제목의 ‘CEO레터’에서 “전 세계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최근 일부 선진국들도 보호무역주의 기조를 보이고 있다”며 “포스코는 철강 제품의 약 절반을 해외로 수출하고 있는데 앞으로 동남아 등 포스코 주력시장으로 무역규제가 확산되면 우리 수출에 중대한 차질이 발생한다”고 우려했다.
권 회장은 “한때 미국이 철강 긴급수입제한(세이프가드) 조치를 취했을 때 한국의 대미 철강 수출은 1년 만에 30% 이상 급감한 경험이 있다”고 과거 사례를 돌아보기도 했다.
최근 전 세계가 중국발 철강공급과잉에 시달리는 가운데 미국·유럽·일본 등 선진국뿐만 아니라 인도·베트남 등 신흥국까지 반덤핑 관세부과, 세이프가드 발동 등 무역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권 회장은 “세계적인 철강 공급과잉 상태에서 상대적으로 무역장벽이 낮은 국내 시장으로 수입재 공급이 몰리는 것도 위협 요소”라고 덧붙였다.
권 회장은 그러면서 강화되는 보호무역주의에 대한 철저한 대응전략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각국의 수입규제 움직임을 주시하며 현지 철강업계와 통상 당국과의 대화 채널을 강화해 사전 통상 대응력을 높여야 한다”고 제안한 뒤 “내수시장에서도 국내 철강업계와 무분별한 저가 철강재 수입에 대한 국내 제도 개선을 촉구해야 한다. 공정한 내수시장 환경을 조성하는 데도 적극적인 노력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이혜진기자 has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