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에 숨죽인 증시

코스피 5일만 하락
코스피 공포지수 4개월 최고치
잘나가던 삼성전자도 뒷걸음질

글로벌 금융시장의 시한폭탄과도 같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Brexit) 국민투표를 앞두고 국내 증시도 극심한 경계심리에 휩싸이며 숨을 죽였다. 특히 지역별 개표 결과가 한국시간으로 24일 오전부터 시간대별로 공개되는 만큼 잔류와 탈퇴 가능성이 엎치락뒤치락할 때마다 시장이 크게 요동칠 것으로 우려된다. 투표 결과에 따라 코스피는 1,800선까지 추락하는 패닉 상태에 빠지거나 단숨에 2,000선을 뛰어넘는 안도 랠리의 갈림길에 놓일 것으로 전망된다.


23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0.29%(5.87포인트) 내린 1,986.71을 기록, 5거래일 만에 하락 마감했다. 전날까지 52주 신고가 행진을 이어가던 삼성전자(005930)도 1.04% 내린 143만원에 마감하며 뒷걸음질쳤다. 브렉시트에 대한 경계감에 대형주의 거래량이 줄어들며 코스피는 4억주대로 거래량이 떨어졌지만 개별종목이 중심인 코스닥은 9억9,000만주대를 유지했다.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변동성지수(VKOSPI)는 전일 대비 8.74% 오른 18.17로 마감, 올 2월17일(18.55) 이후 4개월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브렉시트 투표 결과는 24일 한국은 물론 상하이·홍콩 등 아시아시장 전체를 뒤흔들 것으로 예상된다. 투표 결과가 지역별로 순차 공개됨에 따라 24일 국내 증시는 오전 내내 크게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실리섬과 지브롤터 지역의 개표결과가 나오는 오전8시를 시작으로 오후1~2시 무렵에는 전체 개표 결과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주식 거래시간(오전9시~오후3시) 내내 브렉시트의 영향권에 놓인 셈이다. 류용석 현대증권 시장전략팀장은 “지역별 개표 결과에 따라 장 초반 주가가 엎치락뒤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투표 결과에 따라 국내 증시는 중대 변곡점을 맞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브렉시트 결정 시 유럽계 자금 이탈과 안전자산 선호심리로 코스피는 1,800선까지 밀릴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유럽연합 잔류로 결정될 경우 그동안 증시를 짓누르던 공포심리가 진정되면서 빠르게 2,000선을 회복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김현상기자 kim012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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