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적인 이유로 수염을 기르다 정직 처분을 받은 미국 뉴욕의 무슬림 경찰관이 소송을 제기했다.

2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규정보다 길게 기른 수염을 자르라는 상관의 지시를 따르지 않아 정직 처분을 받은 파키스탄계 미국인 마수드 시에드(32) 경관이 뉴욕 경찰의 복장 규정에 대해 소송을 제기했다.


뉴욕 경찰의 복장 규정은 건강, 종교 등의 이유로 면도를 할 수 없는 경우에는 1mm까지 수염을 기르는 것을 허용하는데, 시에드는 지난 10년간 2cm에 가까운 수염을 길렀지만 별다른 제재를 받지 않아 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지난 8월 시에드의 상관이 새로 부임하면서 시에드의 복장 규정 위반을 문제 삼았고, 그에게 지속적으로 면도를 지시해왔다. 이에 대해 시에드는 “종교적 이유로 수염을 길게 기른 경찰관들을 합당한 보직으로 발령해달라”는 서한을 보냈으나 요청은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시에드에게 “면도를 하지 않으면 정직 처분을 받을 것”이라는 통지가 왔다. 이에 시에드가 면도를 끝까지 거부하면서 정직 처분을 받게 됐고, 복장 규정이 종교적 자유를 침해한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한편, 뉴욕 경찰은 수염 길이를 제한하는 규정은 안전상의 이유로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뉴욕 경찰은 경찰관이 범죄자에게 제압당할 위험과 방독 마스크 착용에 있어서의 어려움 등의 이유로 면도의 필요성을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