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가 사실상 확정됐다. 금융시장이 빠르게 요동치면서 영국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의 긴장감도 커지고 있다./연합뉴스
브렉시트가 사실상 확정되면서 영국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이 수익력 악화를 우려하며 긴장하고 있다.24일 코트라(KOTRA) 런던무역관이 영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 31곳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체의 71%는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가 자사 영업 활동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답했다.
응답 기업들은 대부분 “관세율이 높아져서 가격 경쟁력이 약화하고 파운드화 가치가 떨어지면서 수익구조도 악화할 것”이라고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번 투표 결과로 영국이 EU를 탈퇴하면 EU국가와의 무관세 교역이 불가능해질 뿐 아니라 EU 역내 금융허브로서 영국에 모여들었던 투자자금도 급격히 유출돼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지난 5월 영국재무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브렉시트 후 영국 GDP는 최대 6%, 실업률은 최대 2.6%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으며, OECD는 최대 7.7%, IMF는 5.5% 경제성장률이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런던정경대(LSE)는 투자유입도 향후 10년 간 약 22%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코트라는 “영국은 이번 투표의 결과로 EU 국가와 무관세 교역이 불가능해졌다”며 “EU 역내 금융허브인 영국으로 모여들던 투자자금도 급격하게 유출돼 현지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커졌다”고 전했다.
한국과 영국이 양국 간 자유무역협정을 새롭게 체결할 때까지 영업활동에 대한 부정적 영향을 견딜 수 있는 최대 기간을 묻는 말에는 응답 기업의 77%가 3년 미만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응답 기업의 84%는 ‘브렉시트 가결 후에도 영국에 남아있겠다’고 밝혔다.
코트라 유럽지역본부에서 글로벌 기업들을 인터뷰한 결과 대부분 기업들이 영국에 생산 공장이 없어 브렉시트 발생 시 관세율 인상과 수출둔화를 가장 우려한다고 전했다.
최근 코트라 유럽지역본부 인터뷰에 따르면 글로벌 기업 A 항공업체는 “EU로부터 상당한 연구개발(R&D) 지원을 받고 있어 브렉시트 시 심각한 어려움이 예상된다. 영국의 EU 잔류가 절실하다”고 밝힌 바 있다.
금융 분야의 B사도 “브렉시트 발생시 글로벌 기업의 탈영국 러시로 영국 내 일자리 감소가 불가피할 것”이라며 “우리 회사도 EU 금융규제의 틀 안에 남기 위해 유럽본부를 아일랜드로 이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윤원석 코트라 정보통상지원본부장은 “우려했던 브렉시트가 현실화됨에 따라 우리 수출 기업과 현지 진출기업들도 급격하게 바뀔 현지 비즈니스 환경에 대응해야 한다”며 “기존 시장을 지켜내면서 새로운 수요처 발굴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인경인턴기자 izzyk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