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호 부총리, 추경 국회 통과 시점 꼭 집어 강조한 이유는

지난해 7월 3일 공식 발표 → 6일 국회 제출 → 24일 국회 통과
최경환 전 부총리“추경은 시간싸움” 국회 압박..18일 만에 통과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2016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당정간담회에서 정부의 하반기 경제정책의 기조를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4일 추가경정예산 편성 카드를 뽑아들었다. 물론 국회의 조속한 통과를 전제로 한 것이지만 사실상 추경 편성을 공식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오는 28일 추경 편성 여부를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유 부총리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 당정 간담회에서 “작년 추경 예산안이 7월 24일 (국회에서) 통과됐는데 그전에 된다면 적극적으로 (추경 편성을) 생각해보겠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국회에서 빨리 정리되지 않고 8월 1일을 넘어간다든지 하면 본예산보다 3~4개월 빨라지므로 추경 무용론이 제기될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오는 28일 발표에서 (추경 여부를) 분명히 하겠다”고 덧붙였다.


유 부총리가 추경의 국회 통과 시점 꼭 집어 강조한 이유는 추경의 실효성을 높이려면 조속한 국회 동의 절차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추경은 엄격한 편성 요건과 사업의 세부 내용을 놓고 국회 심의를 거친다. 12조원 규모로 국회에 제출됐던 지난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추경의 경우 7월 3일 국무회의를 거쳐 6일 국회에 제출됐다. 심의 과정에서는 사용처를 놓고 여야 공방이 벌어졌다.

당시 부총리였던 최경환 새누리당 의원은 취임 1주년을 맞아 기재부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추경은 시간 싸움”이라며 “물이 없어 성장이 멈춘 나락에 뒤늦게 물을 줘봤자 쭉정이가 알곡이 되지 못하는 것과 같은 이치”라며 국회를 우회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국회 제출안보다 2,000억원이 깎이긴 했지만 18일 만에 통과되며 신기록을 세웠다.

유 부총리는 이날 “추경의 내용은 결국 구조조정을 어떻게 신속히 하고 그에 따른 문제점을 어떻게 보완할지가 될 텐데, 그 (구조조정) 수단을 국회 내에서 (어떻게) 소화할지가 초점”이라고 말했다.

유 부총리는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과 관련해 “무엇보다 하반기 핵심은 일자리 대책”이라며 “일자리를 만드는 데 중점을 두고 기본 방향은 경쟁력 강화와 구조개혁 가속화, 리스크 관리 강화 등을 중심으로 추진하려 한다”고 밝혔다.

/세종=김정곤기자 mckid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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