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수단 방어용으로 사드?’… 가능하지만 넌센스

공격 효율성 없는데다 정확도도 떨어져

북한은 23일 ‘중장거리 전략탄도로케트 화성-10’(무수단 미사일)의 시험발사 사진을 공개하며 무기 개발 수준을 과시했다. 사진은 미사일 발사 모습. /연합뉴스


북한이 무수단(화성-10) 중거리탄도탄을 쏘면 우리는 방어할 수 있을까.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가 필요한 것은 아닌가.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24일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은 질문을 받고 “확인할 사항”이라고 전제하면서도 “대체로 사드로 (요격이)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관련 질문이 나온 배경은 무수단의 낙하속도가 마하 14 정도로 빠르기 때문. 우리 군이 2020년까지 도입을 완료할 직격형 패트리엇(PAC-3) 미사일의 요격 대상은 마하 3.5∼5 속도로 내려오는 미사일이다. 즉 제원상 무수단은 요격이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그런데 사드는 요격이 가능하다. 사드의 자체 속도는 마하 7 정도며 요격은 마하 14 정도까지다. 무수단 미사일을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상황이 발생할지는 미지수다. 군의 다른 관계자는 ”넌센스”라며 “중장거리 미사일을 단거리로 쏘려면 고각 발사와 연료량 조절 등의 방법이 있지만 비상시에 국한된 얘기일 뿐”이라고 말했다. 비싸고 강력한 중거리탄도탄을 단거리로 사용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북한이 고각으로 발사하는 이유는 일본의 반발을 피하려는 것이지 서울 타격용이 아니라는 얘기다.

중거리 미사일을 단거리용으로 활용하면 가뜩이나 불량한 정확도가 더 떨어지게 된다. 군 관계자는 “무수단의 오차범위는 수 ㎞ 수준으로 매우 부정확하다”며 “고각으로 쏜다면 궤도권 재진입시 미사일의 자체 회전이 많아져 정확도가 수십 ㎞ 수준으로 벌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종합하면 ‘무수단 방어용으로 사드 배치는 넌센스 또는 과잉 대응’이라는 것이다. 일본이나 괌이라면 무수단 미사일 대응용으로 사드가 필요하겠지만 유사시라도 한반도에서 무수단이 쓰일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권홍우기자 hong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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