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쇼크]포괄적 경제협정 체결 '캐나다 모델' 유력

향후 英-EU 관계는
개별 무역협상 불필요하고
이민자 문제도 해결 가능

유럽 정상들 “EU 탈퇴 도미노 효과 막도록 개혁 서둘러야”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Brexit)에도 불구하고 영국과 유럽연합(EU)은 어떻게든 새로운 관계설정이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최대한 유럽 시장을 개방하고 이민은 봉쇄해야 하는 영국과 다른 회원국의 추가 탈퇴를 막아야 할 EU가 치열한 신경전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이코노미스트와 아일랜드 로펌 아서 콕스는 기존 유럽 내 비EU 국가와 EU 간 관계를 기준으로 영국·EU 간 설정 가능한 경제·정치 관계 모델을 △캐나다 △터키 △스위스 △아이슬란드 △세계무역기구(WTO) 등 5가지로 제시했다.

현재 영국이 가장 선호할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는 캐나다 모델로 EU와 포괄적경제무역협정(CETA)을 맺는 방법이다. 이 경우 EU 회원국과 일일이 무역협상을 맺을 필요가 없으며 영국이 국경을 개방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그동안 논란이 됐던 이민자 문제도 모두 해결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이 협약은 그동안 EU가 맺고 있던 EU 외 국가들과의 자유무역협정(FTA)은 포함하지 않으며 또 미국과 EU가 추진하고 있는 범대서양무역투자동반자협정(TTIP)에도 참여할 수 없다.


또 브렉시트 국민투표로 프랑스·이탈리아의 극우정당들이 추가 탈퇴를 언급하는 상황이어서 EU가 영국과의 무역협정에 반대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장 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이 지난 22일 영국에 “(영국이) 나가면 그것으로 끝”이라고 경고한 것도 이 같은 문제를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영국이 가장 기본적인 다자무역협정인 세계무역기구(WTO) 체제로 돌아가게 되는 것이다. 이는 영국이 기존 EU 가입국 자격으로 받아온 어떠한 혜택도 누릴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이 경우 영국의 국내총생산(GDP)이 오는 2019년까지 5.5%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외에도 EU와 관세동맹을 맺고 취업 허가에 대해 각 회원국과 협상하는 ‘터키’ 모델과 유럽자유무역연합(EFTA)을 맺는 ‘스위스’ 모델, 유럽경제지역(EEA)에 가입하는 ‘아이슬란드’ 모델도 대안으로 꼽힌다. 하지만 어떤 모델이든 영국 경제는 타격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IMF는 영국이 EEA를 형성하는 데 성공해도 GDP가 3년 내 1.5%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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