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와 CNN 등에 따르면 트럼프는 이날 영국 스코틀랜드 서부 해안에 있는 본인 소유의 ‘트럼프 턴베리 골프장’ 재개장식에 참석해 “내 생각에 (영국의 EU탈퇴는) 멋진 일이 될 것 같다” 며 “환상적인 일”이라고 격찬했다. 트럼프는 이어 “영국인들이 브렉시트 국민투표를 통해 자국의 주권을 되찾았다”고 강조했다.
트럼프가 브렉시트 결과를 대대적으로 평가하며 환영하는 것은 브렉시트 지지자들이 기득권 세력에 대한 불만과 이민자 혐오 등으로 자신에 대한 지지자들과 공통점이 많기 때문이다. 영국 국민투표 결과가 차기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가 민주당의 사실상 대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꺾는 데 기폭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것이다. 트럼프 선거캠프는 브렉시트 결과가 발표된 직후 “11월이 오면 미국인들도 다시 한 번 독립을 선언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브렉시트에 따른 ‘경제 충격’이 광범위하게 알려졌지만 영국인들은 이민 증가를 직접적인 문제로 여기면서 EU 탈퇴를 통해서만 눈 앞의 이민자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여기며 브렉시트로 표심이 쏠렸다.
국제금융센터는 “영국의 EU 이탈파와 트럼프 지지자들은 가치관에 있어 공통된 내용들이 많다”면서 “트럼프는 선거 운동에서 멕시코의 불법이민과 중동의 난민 등이 초래하는 위험을 경고하는 데 집중하고 있으며 이는 브렉시트 지지자들이 중동의 난민 유입을 저지해야 한다고 하는 주장과 거의 같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트럼프와 영국의 EU 이탈 세력이 표방하는 고립주의와 보수적 인기영합주의가 스웨덴과 프랑스, 폴란드 등으로 확산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미국 대선을 앞두고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자신의 ‘국제주의’ 외교·안보 기조를 서민 유권자들에게 제대로 설득할 수 있을 지가 과제로 떠올랐다. 미국 외교·안보 분야 거물들은 민주·공화당을 가리지 않고 트럼프에 등을 돌리며 클린턴의 국제주의 정책에 동조하고 있지만 일반 국민은 ‘미국 우선주의’ 같은 포퓰리즘 성향의 고립 정책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유럽개혁센터의 한 관계자는 “트럼프와 브렉시트의 지지자는 고령층의 백인으로 도시 외곽에 거주하는 서민들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며 “미국 대선에도 브렉시트 국민투표 결과는 상당한 시사점을 줄 뿐 아니라 실제로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철기자 runiro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