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은 브렉시트로 영국이 EU 국가를 비롯해 미국 등 주요 교역국과 새로 무역협정을 맺는 데 오랜 기간이 걸리면서 GDP가 최대 4.5% 감소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브렉시트로 영국은 기본적으로 130조원 이상의 부담을 져야 하는 것이다. 지난해 기준 영국이 EU 회원국으로서 부담한 분담금은 178억파운드(약 30조원)로 이 돈은 브렉시트에 따라 더는 내지 않아도 되지만 경제는 4배 이상 큰 타격을 입게 됐다.
무역과 투자가 축소되면서 신규 고용은 줄어 현재 5.0% 수준인 영국 실업률이 2019년에는 6%를 넘어설 것으로 IMF는 내다봤다. 실제 영국은 2008년부터 해외 기업들의 투자가 증가세를 보였고, 특히 해외 금융회사들이 속속 런던에 입주해 고용증가와 경제성장의 견인차가 됐다. 다이와는 “해외 기업들이 유럽 시장의 접근 용이성과 해외인력 활용 등의 이점으로 영국을 선택했는데 브렉시트로 영국은 EU의 투자 관문 역할을 더 이상 못하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지적했다. IMF도 브렉시트로 런던의 주요 금융회사들이 영국을 떠날 가능성이 높아 “유럽 금융 중심지로서 런던의 지위가 무너질 수 있다”고 적시했다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정치적 혼란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EU와의 교역관계 등이 크게 불투명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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져 영국 신용등급을 단기간 내 하향 조정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는 “영국은 EU 탈퇴로 유럽 내에서 경기 변동성이 가장 큰 국가 가운데 하나가 되고 고용 안정성도 해칠 것”이라고 전했다. 세계 최대 경제권인 EU는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Grexit)’를 가까스로 막아내며 경제 회복에 안간힘을 썼으나 그리스보다 경제규모가 10배 이상 큰 영국을 잃게 돼 디플레이션 우려가 증폭될 것으로 예상된다.
네덜란드 투자은행인 ING는 브렉시트가 현실화하면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GDP가 내년까지 최대 0.3%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으며 독일 베르텔스만 재단도 브렉시트가 2030년까지 유로존 GDP를 0.36% 갉아먹을 것으로 내다봤다. ING는 “EU는 경제정책의 대폭 수정 속에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어 브렉시트로 유로존 일자리는 약 200만개가 사라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경기회복이 아직은 안갯속인 미국도 최대 교역국인 EU가 부정적 경제상황에 처하면서 불확실성이 더욱 커지게 됐다. 미국이 추진하는 유럽과의 범대서양무역투자동반자협정(TTIP)도 동력이 급속히 약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성장세가 미약해진 세계 경제가 대형 암초를 만나면서 안전자산 선호현상은 확산될 수밖에 없어 중국·브라질 등 신흥국은 불안한 경제상황이 지속되면서 수출확대 등에도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무역협회의 한 관계자는 “영국이 EU에 쇼크를 주고 영국은 유럽의 변방으로 전락하면서 모두 패배자로 남게 됐다”며 “무엇보다 유럽의 정치적 혼란은 미국과 일본 등에도 적잖은 악영향을 줘 허약한 세계 경제에 큰 짐이 될 것”이라고 걱정했다.
/손철기자 runiro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