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은 EU에서 탈퇴할 경우 경제적으로 혹독한 시련을 겪어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탈퇴를 선택했다. 경제전문가들에 따르면 브렉시트가 현실화하면 달러 대비 파운드화 가치가 20%까지 급락하고 EU라는 단일시장 혜택을 누리지 못해 수출에 막대한 차질이 불가피해진다. 예상대로 이날 파운드화는 장중 10%나 하락하며 1985년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브렉시트가 우리나라에 미칠 파장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61.47포인트(3.09%) 급락한 1,925.24로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1,179원90전으로 29원70전 올랐다. 시장에서는 코스피지수가 3개월 내 1,700선까지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올 정도다. 자본유출의 파장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당장 36조원에 달하는 영국계 자금이 대거 빠져나갈 수 있고 미국 달러화 강세로 원화가치가 떨어질수록 외국자본이 대규모로 유출될 가능성이 있다. 수출 차질도 불가피해 보인다. 영국이 한국과 EU 간 자유무역협정(FTA)에서 빠져나가면 관세혜택이 사라져 영국 수출이 감소할 수 있다. EU와 교역규모가 큰 중국이 영향을 받으면 중국과의 교역비중이 절대적인 우리나라는 더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정부는 이번 영국의 EU 탈퇴 선택이 경제의 불확실성을 키울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고 신속하고 긴밀히 대응해나가야 한다. 단기적으로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줄여야 하고 중장기적으로 경상수지 및 외환보유액 등을 점검해 시나리오별 정책수단을 마련해야 한다. EU 탈퇴는 영국만의 일이 아니다. 당장 프랑스와 네덜란드에서도 탈퇴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U라는 거대 단일시장이 해체되면 글로벌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상상하기가 쉽지 않다. 정부의 대응이 영국 탈퇴 다음까지 내다봐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