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현지시간) 영국 텔레그래프는 26일 치러진 스페인 총선에서 극좌 성향 포데모스가 사회당을 밀어내고 제2정당으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여론조사기관 GESOP에 따르면 포데모스의 지지율은 24.5%로 21.2%를 기록한 사회당을 이미 역전한 지 오래다. 만약 총선 후 포데모스가 사회당과의 연정 구성에 성공한다면 창당 후 갓 2년이 된 포데모스가 총리직을, 양당 체제에서 몇 십년 동안 스페인을 이끈 사회당이 부총리직을 맡게 된다.
문제는 연정의 선두에 설 포데모스의 공약이 지나치게 포퓰리즘에 치우쳐 있다는 점이다. 포데모스는 총 600억유로(약 77조7,000억원)의 복지 예산을 추가 편성하고 스페인 국민 전체에 기본소득을 지급하겠다고 약속했다. 스페인의 부채는 유럽 국가 중 두 번째로 많은 1조유로로 정책 시행이 실질적으로 불가능하다. 임시 내각을 구성하고 있는 국민당의 마리아노 라호이 총리가 “이성적이고 균형 잡힌 시민들이 뭉쳐야 한다”며 “극단주의는 기존 대중정당하에서 연정이 구성됐을 때 멈출 수 있다”고 주장한 이유다.
포데모스의 인기는 2008년 이후 계속된 경제 침체와 유럽연합(EU)이 주도하는 긴축정책에 대한 불만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 1·4분기 스페인의 실업률은 21.0%였으며 특히 25세 이하 청년 실업률은 45%에 육박했다. 2011년부터 2013년까지 경제성장률도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여기에 긴축정책이 이어지면서 스페인 국민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스페인 국민들의 EU 비호감도는 49%에 달했다.
경제 위기에 포퓰리스트들이 부상하는 것은 프랑스와 이탈리아도 마찬가지다. 프랑스 극우 정당 국민전선(FN)의 마린 르펜 대표는 30%에 육박하는 지지율을 무기 삼아 25일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과의 영수회담 자리에서 프랑스도 EU 탈퇴에 대한 국민투표를 실시해야 한다고 제안하고 나섰다. 이탈리아에서도 공업 밀집지역인 북부 지역이 독립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북부리그(NL)가 지난 지방선거에서 총 12.5%를 득표했다. 프랑스는 26일에도 치솟는 실업률에 불만을 가진 시민들이 집권 사회당이 추진하는 ‘친기업’ 노동법에 맞서 수천명이 시위를 벌였으며 이탈리아도 긴축정책에 대한 시민들의 불만이 높아지자 재정 적자폭을 다시 늘리고 있는 상태다. /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