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보다폰은 “상황을 살펴보며 고객과 주주, 직원들의 이익에 적합한 결정을 내리겠다”며 본사 이전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보다폰은 이어 유럽연합(EU)이 보장하는 노동력·자본·상품의 자유로운 이동이 그동안 성장을 이어가는 데 도움이 됐다며 “영국이 EU에서 탈퇴한 후 이런 긍정적인 요인이 얼마나 남아 있을지 지금 시점에서 예측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영국의 버진그룹을 이끄는 리처드 브랜슨 회장도 이날 ITV와의 인터뷰에서 직원 3,000명을 거느린 영국 기업을 인수하려던 계획을 철회했다고 밝혔다. 브랜슨 회장은 “(브렉시트 결정으로) 기업 가치의 3분의1이 날아간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것은 산업현장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매우 끔찍한 일”이라고 말했다.
‘금융 중심지’ 위상이 흔들리면서 런던에서 직원 800~8,000명을 고용하고 있는 글로벌 금융회사들의 감원 사태와 런던 탈출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이날 영국 은행 시스템에 대한 등급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변경했으며 바클레이스·HSBC 등 영국 내 은행 12개와 프루덴셜·스탠더드라이프 등 생명보험사에 대한 신용등급전망도 무더기로 하향 조정했다.
이처럼 기업들의 엑소더스 움직임이 가시화되자 런던에서는 독자 행보를 추진하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사디크 칸 런던시장은 이날 영국 일간지 더타임스가 개최한 행사에서 “오늘 독립을 심각하게 논의하자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모든 런던 시민들을 대표해 지금 당장 수도에 더 많은 자치권을 줄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런던시는 칸 시장이 말하는 자치권이 세금·주거·교통·경찰 등에 대한 권한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또 런던이 도시국가로 독립해 EU에 남아야 한다는 온라인 청원에 서명한 시민도 이날 17만5,000명을 돌파했다고 BBC 등이 전했다.
/연유진기자 economicu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