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터리] 창조경제를 세계화하자

주영섭 중소기업청장



최근 미국 경제전문지 포춘은 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유니콘 기업이 세계적으로 총 174개라고 발표했다. 이 중 중국 기업이 35개인데 비해 우리 기업은 단 2개에 불과하다.

세계 시장으로 나가면 얼마든지 유니콘이 될 잠재력이 있는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이 많다고 확신한다. 얼마 전 필자가 직접 미국 실리콘밸리와 뉴욕에서 국내 15개 스타트업과 함께 투자유치 설명회를 열었다. 국내외에서 활동하는 벤처캐피털과 액셀러레이터들이 직접 선발한 유망한 창업 초기 기업들이었다.

현지 반응은 매우 뜨거웠다. 최고경영자(CEO)들의 자신감 넘치는 유창한 영어 프레젠테이션과 함께 우리 기업들의 기술력도 예년에 비해 일취월장해 일부 아이템은 당장 미국 시장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과거 설명회에서는 해외 투자자들이 우리 기업의 브로슈어를 현장에 버리고 가기 일쑤였는데 이번에는 실제 투자를 검토하려고 대부분의 브로슈어를 챙겨 갔다는 후문이다.

실제로 몇몇 기업은 현지 벤처캐피털과의 투자 상담에 착수해 대규모 투자유치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 또 이구동성으로 현지 투자자들과의 상담에서 청취한 질문과 조언들이 향후 회사 경영에 소중한 경험과 자산이 될 것이라고들 한다.


이렇게 우리 스타트업의 수준이 변하고 있는 만큼 이들에 대한 정부 정책도 당연히 변해야 한다. 종래의 창업 정책은 정부가 지원할 기업을 직접 선별하고 보조금을 지원하는 방식이었다. 이제는 민간 벤처캐피털들이 기업을 선별하고 투자를 하거나 민간주도형 기술창업 지원사업(TIPS)처럼 액셀러레이터가 먼저 투자하고 정부가 나중에 지원하는 방식 등의 민관협력 창업 지원이 확대되고 있다.

앞으로 창업 시점부터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하는 ‘본 글로벌’ 스타트업의 활성화가 중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창업 생태계의 글로벌화에 역점을 둬야 한다.

우선 글로벌 벤처캐피털이 국내 스타트업에 투자할 수 있는 인프라 확대가 필요하다. 아울러 이번 미국 투자 설명회와 같이 우리 기업들이 글로벌 벤처캐피털을 자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글로벌 벤처캐피털과 액셀러레이터가 국내에 들어와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외국 벤처캐피털이 운영하는 외자 유치 펀드도 현재의 1조원 규모로는 부족하다. 펀드 규모를 확충해나가면서 이들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우리 스타트업들의 해외 진출 확대와 함께 글로벌 기업과의 인수합병(M&A)도 활성화해야 한다.

지난 3년간 창조경제 기치 아래 정부의 줄기찬 창업 정책 추진으로 창조경제혁신센터·벤처펀드·TIPS 등 창조경제 구현을 위한 국내 인프라가 뿌리를 내리고 있다. 이제는 더 나아가 창조경제를 세계화해야 할 때다.

이러한 본 글로벌 전략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해 우리 경제의 역동성 회복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 스타트업도 세계로 날자, 대한민국!

주영섭 중소기업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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