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찬 공정거래위원장은 30일 서울 팔래스 호텔에서 열린 백화점 최고경영자(CEO)간담회에서 중소 입점업체의 판매수수료·인테리어·판촉행사 부담완화를 위한 ‘백화점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정 위원장은 “저성장 기조에 백화점들이 브랜드 고급화 전략으로 대응하면서 중소 입점 업체들은 원치 않는 매장 이동과 인테리어 비용 지출에 애로를 호소하고 할인행사 참여를 강요받거나 판촉비용을 부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최대 45%에 이르는 판매 수수료는 각 백화점이 자율적으로 내리기로 했다. 공정위는 이를 독려하기 위해 판매수수료 공개방식을 개선해 수수료 격차를 반영하기로 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별, 국내와 해외 브랜드별 수수료 차이도 공개한다.
지금은 같은 상품이라도 매출액이 크면 수수료가 낮게 반영된다. 또한 같은 종류 상품이라도 대기업 상품은 6% 중소기업 상품은 45%의 수수료를 적용하고 있다.
할인 행사 시 수수료를 낮추는 방안도 추진된다. 현재는 백화점 요구로 판매가격을 내려도 수수료는 그대로이기 때문에 중소 입점업체의 이윤은 크게 줄어든다. 앞으로는 공정거래협약 평가에 할인 행사 시 수수료 인하실적을 따지기로 했다.
입점 후 2년 이내 백화점의 요구로 매장을 이동하느라 인테리어 비용을 지출한 업체에는 매장이동 시점부터 최소 2년간 입점기간을 보장하기로 했다. 또한 백화점은 입점 업체에 매장 이동 계획을 미리 알려야 한다.
인테리어 비용을 백화점이 무조건 50% 이상 분담해야 하는 규제는 폐지된다. 중소 입점 업체가 목 좋은 곳으로 매장을 이동하고 싶어도 백화점이 비용 부담 때문에 거부하는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
그 밖에 판촉행사 참여가 강제로 이뤄졌는지, 무료 사은품 제공을 강요했는지도 공정위가 점검하기로 했다.
정 위원장은 “불공정 거래가 발생할 가능성이 큰 대형 할인 행사 기간에는 인터넷 신고센터를 운영해 신속하게 사건을 처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이원준 롯데·장재영 신세계·김영태 현대·황용득 갤러리아·정일채 AK백화점 대표가 참석했다.
/임세원기자 wh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