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불거진 삼성 중대발표설…공매도 세력 작전 있었나

지난 30일 오전 삼성 측이 투병 중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사망을 오후 3시 공식 발표한다는 소문이 증권업계를 중심으로 나돌았다. ‘청와대에 보고된 내용’, 특정 시점까지 보도 하지 않는다는 ‘엠바고’와 같은 확인 안된 내용까지 추가되면서 파급력은 더욱 커졌다.

소문이 퍼지면서 삼성그룹 지배구조 관련 종목의 주가는 큰 폭으로 오름세를 기록했다. 삼성물산 주가는 오전 11시부터 상승세가 시작돼 오후 들어서는 한때 8%까지 급등했고 거래량도 평소 대비 7배까지 급증했다. 삼성SDS 역시 5%대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삼성그룹 측은 이건희 회장 사망 발표와 관련해 ‘근거 없는 소문으로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또 오후 3시에도 아무런 발표는 없었다. 하지만 삼성물산(4.6%), 삼성SDS(3.9%), 삼성전자(2%), 삼성생명(1.5%), 삼성화재(1.1%) 등은 일제히 오름세로 장을 마쳤다.

업계는 이번 소문이 관련 주가를 부양해 이익을 보기 위한 작전 세력이 개입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30일은 금융감독원이 공매도(주식을 빌려 매도하고, 주가가 떨어지면 주식을 사서 갚는 방식으로 이익을 보는 투자법) 공시 제도를 시행한다고 밝힌 날이란 점이 이유다. 공매도를 청산하기 위한 주식 매수(공매도 숏커버링)를 통해 이익을 남기려고 작전세력이 허위 사실을 유포했고 삼성그룹 주가를 의도적으로 올렸다는 것이다.


과거에도 이건희 회장의 사망설이 돌 때마다 삼성그룹 주가는 큰 폭으로 올랐다. 이 회장이 심장 수술로 입원한 지난 2014년 5월 9일 대비 열흘 후 시가 총액은 온갖 루머에 25조원(8.1%) 가까이 급증한 바 있다. 최근 2년 새 7~8번 가량 사망설에 대한 소문이 돌 때마다 계열사 주가는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기대감으로, 삼성전자와 생명, 물산 등 주력계열사들의 주가가 10% 안팎으로 올랐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건희 회장의 파급력이 매우 크다 보니 삼성물산 등 삼성 지배구조와 관련성이 높은 회사의 주식을 사놓은 뒤 SNS에 이 회장의 별세설을 흘리고 주가가 반짝 떴을 때 팔아 단기 차익을 노리는 수법이 아닌지 의심된다”고 말했다.

지난 2014년 5월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이 회장은 현재 2년 넘게 삼성서울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하고 있다. 이 회장은 의식을 회복하지는 못했으나 휠체어 운동 등을 통해 재활치료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한국거래소는 삼성전자에 대해 이건희 회장 사망설에 대한 조회공시를 요구했다. 삼성그룹에 정통한 한 고위 관계자는 “조회 공시 답변 내용도 특별한 것이 없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강도원기자 theo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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