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차인 측 평가법인은 1년여의 업무정지 처분을 받은 반면 시행사 측 평가법인은 1~2개월의 업무정지 처분만 받았고, 그마저도 무혐의로 취소됐기 때문이다.
지난 2013년 1차 분양전환 당시 한남더힐 펜트하우스의 감정가액은 임대인 측 평가법인인 미래새한·대한의 가격(82억원)과 임차인 측 평가법인인 제일·나라의 가격(33억원) 차이가 49억원에 달했다. 지나친 감정가액 차이로 국토부는 한국감정원의 타당성 조사를 지시했고, 양측 모두 부적정이란 결과를 받아들었다.
이후 감정평가사 징계위원회에서는 징계 수위의 경중이 가려지게 됐다.
임대인 측 평가사는 1개월(미래새한) 및 2개월(대한), 임차인 측 평가사는 12개월(제일)과 14개월(나라)의 업무정지 처분을 받았고, 각각 해당법인에 사상 초유의 과징금이 부과됐다.
핵심은 그 이후의 전개에 있다. 시행사 측 평가법인은 징계가 취소된 반면, 임차인 측 평가법인은 여전히 징계처분이 유지되고 있어서다.
지난해 6월 서울행정법원에 따르면 시행사 측 평가법인인 미래새한과 대한은 국토교통부를 상대로 제기한 업무정치처분취소 소송에서 업무정지 처분 취소 판결을 받았다. 당시 법원은 타당성 조사의 하자, 품등비교 및 평가액의 적정성 등의 항목에서 임대인 측 평가법인이 이를 위반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공동 감정평가액의 격차가 컸던 이유를 ‘이 사건 공동 감정평가를 담당한 감정평가사들이 그 의뢰인으로부터 금원을 수령하고 한남더힐의 평가액을 고의적으로 낮게 평가하였기 때문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임차인 측 감정평가법인이 돈을 받고 감정가액을 낮췄다는 의미다. 임차인 측 평가사와 평가법인 중 나라는 허위감정 등의 이유로 검찰에서 기소되어 아직 까지도 재판이 진행 중이다.
실거래되는 가격만 봐도 시행사 측 감정평가액이 한남더힐의 가치를 잘 반영하고 있다는 판단이 가능하다.
지난 해 8월 2차 분양전환을 위해 진행된 감정평가에서 시행사 측 감정평가법인은 1차 때와 유사한 82억원(펜트하우스)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실제 이번 달 한남더힐 펜트하우스는 76억원에 실거래되면서 감정평가금액과 큰 차이가 없었다.
김정환 한스자람 대표는 “가격이 80~84억원에 달하는 한남더힐의 펜트하우스는 매물을 기다리는 대기 수요까지 형성돼 있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며 “기타 면적의 경우 3.3㎡ 당 5,300만원 수준으로 연일 최고가를 경신 중인 강남권 아파트에 비해 오히려 가격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정순구기자 soon9@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