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양어선 ‘광현 803호(138t)‘에서 선상 살인을 저지른 베트남 선원 2명이 사건발생 10일 만에 국내로 압송됐다. 국외에 있는 우리 선박 내에서 범죄를 저지른 외국인 피의자를 국내에 호송해 수사하는 것은 이번 ‘광현 803호’ 사건이 처음이다.

부산해양경비안전서(부산 해경)는 베트남 선원 B(32)씨와 V(32)씨가 대한항공 KE656편을 타고 세이셸군도에서 인도 뭄바이를 거쳐 오후 9시5분께 부산 해경 특별수사본부에 도착했다고 30일 밝혔다.

얼굴을 가리지 않고 등장한 이들은 베트남어로 “왜죽였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한 채 자리를 떠났다.


해경은 피의자들이 선상에서 한국인 선장 양모(43)씨와 기관장 강모(42)씨를 살해한 동기 등을 본격적으로 추궁할 예정이다. 앞서 이들은 양주를 마신 후 만취상태에서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해경은 사건 현장이 참혹하고 시신의 훼손이 심했다는 점과 피해자들을 수차례 찌른 점을 볼 때 살인의 고의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유치장에 입감된 이들은 7월 1일 오전 10시 30분 부산지법에서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 신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한다. 이후 부산지검이 최장 20일 동안 보강 수사를 하고 이들을 부산지법에 넘긴다.

이들은 지난 20일 인도양 세이셸 군도 인근 해양을 항해하던 부산 광동해운 소속 원양어선 광현 803호에서 양모씨와 강모씨를 흉길로 찔러 살해했다.

한편 세이셸 현지 병원에 안치된 양모씨와 강모씨의 시신은 7월1일께 항공편으로 국내에 운구 돼 유족에게 인계된다.

/박우인기자 wi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