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사망說에 삼성 그룹 또 들썩

 1년만에 근거없이 재등장
 삼성 미전실 즉시 부인
 "이 회장 휠체어 재활 지속"

“전혀 사실이 아닙니다.”

30일 점심, 삼성그룹 임직원들은 쏟아지는 전화와 카카오톡·문자 질문에 앵무새처럼 답변을 해야 했다. 특히 그룹 심장부인 미래전략실 직원들은 이건희 삼성 회장의 신변의 이상을 묻는 연락이 계속돼 “밥도 제대로 먹지 못했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삼성그룹이 1년여 만에 다시 등장한 이 회장의 사망설에 다시 한 번 들썩였다. 계열사로도 문의가 몰려 한때 긴장감이 돌기도 했지만 이내 사실이 아닌 것이 밝혀지면서 일부 임직원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삼성의 관계자는 “사실이 아닌데 왜 자꾸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모르겠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일단 이 회장 사망설이 공식적으로 부인된 가운데 경제계는 소위 주식시장 작전 세력이 퍼트린 헛소문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일일이 대응하는 것조차 이제는 지칠 정도”라고 했다.


문제는 주기적으로 유사한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삼성그룹이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과 철저히 비밀로 부쳐진 이 회장의 건강상태를 특정 세력이 이용, 언제든 자신들의 이득을 위해 ‘이건희 사망설’을 퍼뜨릴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지난해 4월15일에도 이 회장 사망설이 돌면서 국내 증시를 움직였다. 아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간접적으로 우려를 해소해야 할 정도로 여파가 컸다.

당시 이 부회장은 사망설이 돌은 당일 기자들과 만나 “치과 치료를 다녀왔다”며 전혀 사실이 아님을 입증(?)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반복된 루머가 삼성전자를 비롯한 주요 계열사 경영에 부담을 준다는 시각도 나온다. ★본지 2015년 4월16일자 13면 참조, 관련기사 20면

이 때문에 부정확한 루머에 대해서는 그룹 차원에서 신속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삼성은 개인의 사생활 정보를 이유로 들어 이 회장의 건강상태 공개를 꺼리지만 한국 경제에 대한 삼성의 영향력을 고려하면 일부 정보를 알릴 필요도 있다는 주장이다.

지난 2014년 5월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이 회장은 현재 2년 넘게 삼성서울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하고 있다. 이 회장은 의식을 회복하지는 못했으나 휠체어 운동 등을 통해 재활치료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도원·이종혁기자 theo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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