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데타(codetta)'는 한 악장이나 악곡을 몇 개의 부분으로 나누었을 때 각 부분의 끝에 종결 형식으로 쓰는 악구를 뜻한다. 한 악장이 완전히 끝나기 전이지만, 음악 전개의 초반 종결의 느낌이 나는 악구를 짧게 써넣음으로써 이제껏 제시된 주제를 강조하고 향후 펼쳐질 음악에 대한 흥취를 돋우는 역할이다. 서른여섯 젊은 지휘자는 자신의 지난 18년 음악 인생을 돌아보며 쓴 글에 '코데타'라는 이름을 붙였다. 자신만의 교향곡을 본격적으로 전개하기에 앞선 숨 고르기. 젊은 지휘자 최수열의 지난 발자취에 대한 인상을 뚜렷이 새기고 앞으로의 활약에 대한 기대감을 불러일으키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책은 총 3부로 구성됐다. 저자가 지휘자의 길로 들어선 계기와 국내에서 수학했던 경험 등을 담은 1부 서곡(overture)과 독일에서 유학하던 시절의 이야기를 풀어낸 2부 신포니에타(작은 규모의 교향곡), 2014년 서른다섯의 나이로 서울시립교향악단의 부지휘자로 오르는 등 지휘자로서 궤도에 올라 활동한 이야기인 3부 변주곡이 차례로 연주된다. 18년 간 저자가 통과해온 좁은 문에 대해 고백하는 이번의 책도 흥미롭지만, 앞으로 그가 지휘해갈 수많은 악곡들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부푼다. 1만4,000원. /김경미기자 kmki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