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월 만에 순매도세로 돌아선 기관투자가들이 삼성그룹주를 팔고 현대차그룹주는 집중적으로 사들이고 있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기관투자가들의 11월 순매수 상위종목에 현대차(1,157억원·1위), 현대모비스(578억원·4위), 기아차(436억원·6위) 등 현대차 3인방이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반면 기관의 순매도 상위종목은 삼성전자(-2,703억원·1위), 삼성SDI(-953억원·3위), 삼성물산(-933억원·4위), 삼성SDS(-750억원·6위) 등 삼성그룹의 주력 계열사들이 자리 잡았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현대차는 기업가치에 비해 주가가 저평가 구간에 머물러 있는데다 환율 및 신차 효과에 따른 실적개선 가능성이 높은 점이 매력적"이라면서 "하지만 삼성그룹주들은 삼성물산 합병에 이어 삼성전자의 3·4분기 깜짝 실적과 주주친화정책 등의 주가에 대한 프리미엄이 사라져 기관들이 차익실현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편 기관은 이달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 총 8,014억원어치를 팔아치우며 지난 7월 이후 넉 달 만에 순매도세로 마무리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7월 유가증권시장에서 9,000억원 넘게 순매도한 이후 8월(3조42억원)과 9월(1조9,515억원)에 이어 10월(1조245억원)까지 3개월 연속 순매수 기조를 이어왔지만 최근 스탠스를 바꾼 것이다. 이는 지난달 중순 코스피지수가 2,030선을 넘어서면서 펀드환매 물량이 쏟아지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자산운용사들이 포함된 투신권은 지난달 19일부터 이날까지 18거래일 연속 순매도하고 있다. 특히 코스피지수가 박스권 상단으로 여겨지는 2,050선 돌파에 번번이 실패한 가운데 미국의 12월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아지자 서둘러 주식을 팔아치우고 있다.
김영준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연기금을 비롯한 기관투자가들은 연말 결산 이전에 수익률 등 기금 운용 실적을 확정 지으려는 경향이 있다"며 "더욱이 12월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앞으로 변동성이 확대되기 전에 차익실현을 통해 수익률 방어에 나서려는 욕구가 커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김현상기자 kim0123@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