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가 발생한 곳은 사우디 메디나의 대표 모스크인 마스지드 알나바위(예언자의 사원) 근처 검문소 주차장과 항구 도시 제다의 미국 총영사관 인근, 동부주 카티프시 모스크 주변이다. 사우디 국영 알아라비야 방송에 따르면 이날 오후 한 자폭 테러범이 마스지드 알나바위에 들어가려다 제지당하자 주차장 인근에서 식사하던 경찰에게 다가가 폭탄조끼를 터뜨렸다. 이 폭발로 경찰관 4명이 숨지고 5명이 중상을 입었다. 또 이 테러 직전 카티프의 모스크 주변에서도 자살폭탄 테러범이 폭탄조끼를 터뜨렸으며 인명피해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카티프는 이슬람 소수파인 시아파가 다수인 지역이다. 앞서 같은 날 새벽 제다의 미국 총영사관 인근에서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해 경비원 2명이 부상했다.
라마단 기간 중 메카와 함께 이슬람 최고 성지인 메디나에서 잇따라 테러가 발생하자 이슬람 사회는 일제히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집트·바레인 외무부 등은 성명을 내 “테러리즘에 신앙이 없다는 것이 확인됐다”고 했고 시아파 무장 정파 헤즈볼라조차 “이슬람 교도를 무시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번 테러는 대상이 미국 총영사관과 시아파 주민이 다수인 카티프라는 점 때문에 IS가 배후세력으로 지목됐다. IS는 “사우디 왕정은 타락했다”며 “이슬람 성지인 메카와 메디나를 되찾겠다”고 주장해왔다.
한편 지난 3일 자살폭탄 테러로 최소 213명이 사망하고 200명이 부상한 이라크에서는 정부의 어처구니없는 테러방지 장비 구입으로 말썽을 빚고 있다. 이라크 경찰이 테러 예방을 위해 그동안 사용해온 폭발물 감지기가 실제로는 골프공 탐지기였던 것으로 뒤늦게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 제품을 속여 판 영국인 사업가 제임스 매코믹은 지난 2013년 10년형을 선고받았으며 이라크 정부는 뒤늦게 진상 조사에 나서는 등 성난 민심을 수습하는 데 급급한 실정이다. /김능현기자 nhkimch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