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전자·화학·로봇에 이어 제약·헬스케어 업종으로 글로벌 기업사냥 행보를 넓히고 있다.
제약·헬스케어 업종은 아직은 중국의 해외 인수합병(M&A)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지만 올 들어 인수사례가 부쩍 늘면서 금액 기준으로 지난해 규모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6일 블룸버그통신 집계자료에 따르면 올 들어 중국 기업의 해외 제약·헬스케어 기업 인수금액은 39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규모를 넘어섰으며 지난 2012년에 비해서는 10배나 급증했다. 5월 중국 크리에이트그룹은 영국의 혈액 관련 헬스케어 업체 바이오프로덕츠랩을 12억달러에 인수했으며 휴먼웰헬스케어그룹은 올해 5억5,000만달러를 들여 미국 제약사 에픽파머를 인수했다. M&A로 기업의 덩치를 불려나가고 있는 푸싱그룹은 최근 인도 제약사 글랜드파머 지분 96% 인수 의사를 밝히며 입찰에 참여한 상태다. 푸싱그룹은 지난해에도 컨소시엄 형태로 미국 바이오 연구업체 암브렉스 인수에 참여하기도 했다.
시장에서는 5,000여개 기업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중국 제약·헬스케어 업계에서 일부 기업이 브랜드가치 제고와 원천기술 확보를 겨냥해 적극적으로 글로벌 기업 사냥에 나서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중국 제약·헬스케어 기업들의 규모가 크지 않기 때문에 아직 초대형 글로벌 제약사를 인수할 정도의 움직임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보스턴컨설팅그룹은 “중국 제약 헬스케어 기업들은 경쟁사와의 차별성과 사업 분야 확대를 위해 해외 기업 인수에 나서고 있다”며 “시장가치가 10억달러 규모 미만의 회사를 M&A 대상으로 노리고 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가전·정보기술(IT)·화학 등 다른 분야와 달리 제약·헬스케어 분야의 M&A는 실패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M&A 이후 핵심 경영진이 회사를 떠나면서 기업가치가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컨설팅 업체 맥킨지는 “글로벌 제약 헬스케어 업체들을 경영할 능력을 중국 기업들이 갖추고 있는지 우려하는 시각도 많다”고 지적했다. 올 들어 4월 말까지 중국의 해외 기업 M&A 규모는 1,108억달러로 이미 지난해 수준을 넘어섰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 hb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