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하는 중국뮤지컬에 한국은 훌륭한 모델이죠"

왕하이강 상하이 카이신마화 대표 인터뷰
10월 상하이서 열릴 K뮤지컬 로드쇼 참가작 심사 위해 방한
"韓 작품, 같은 문화권·소재 공감에 관객에게 영미권 작품보다 친숙하게 다가가-관객저변 확대에 도움"
"장기적으로 공동창작해 해외 시장 겨냥하는 협력 모델 가능할 것"
12월 한국 창작뮤지컬 '난쟁이들' 현지화해 중국서 선보여

왕하이강 상하이 카이신마화 대표 겸 총괄프로듀서는 오는 10월 상하이에서 열릴 ‘K뮤지컬 로드쇼’에 참가할 한국 뮤지컬을 심사하기 위해 내한했다. 한국 창작뮤지컬 ‘난쟁이들’을 올 12월 중국에서 선보일 카이신마화는 중국의 대표적인 무대극·영화·드라마 제작·배급사로 2003년 문을 연 베이징 본부와 시장 확대를 위해 2013년 추가 설립한 상하이 본부를 함께 운영하고 있다.


중국에서 뮤지컬은 여전히 소수가 즐기는 고급 장르로 인식된다. 값비싼 미국·유럽의 대형 라이선스 공연이 많아 장르 선호도도 영화와 연극에 크게 밀리고 있다. 관객 저변 확대와 시장의 균형 발전을 위해 창작·중소형 작품 확대를 강화하는 중국에서 한국 뮤지컬은 좋은 참고·협력 모델로 부상하고 있다. 오는 10월 중국 상하이에서 진행될 ‘K뮤지컬 로드쇼’ 참가작 심사를 위해 방한한 왕하이강(사진) 상하이 카이신마화 대표 겸 총괄프로듀서는 “아직 뮤지컬이 낯선 중국 관객에게 문화적 배경이나 소재 면에서 친숙한 한국의 창작 뮤지컬이 심리적인 문턱을 낮추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한중 제작사가 창작단계부터 협력해 해외시장을 겨냥하는 세계적인 작품을 만들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상하이 카이신마화는 중국의 대표 무대극·영화·드라마 제작·배급사로, 최근 한국 창작뮤지컬 ‘난쟁이들’과 판권계약을 맺고 올 12월 일부 내용을 각색해 중국 시장에 선보인다.


왕 대표가 한국산 뮤지컬에 주목하는 데는 가지 이유가 있다. 첫 번째는 문화적 유사성이다. “영미권 뮤지컬의 경우 문화적 배경이 전혀 다르다 보니 그저 ‘유명하니까 보러 간다’는 관객이 많은 편”이라며 “반면 한국 뮤지컬은 소재 면에서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가 많아 친숙하게 즐길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에서 공연한 바 있는 ‘김종욱 찾기’와 ‘총각네 야채가게’를 예로 들며 “스토리가 무겁지 않으면서 음악이나 웃음코드가 맞아 중국 관객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덧붙였다.

두 번째는 한국 뮤지컬 시장의 발전 과정이 현재 중국이 밟고 있는 단계와 유사하다는 데 있다. 그는 “한국도 해외 라이선스 공연이 주를 이뤘지만, 최근 들어 창작뮤지컬을 크게 확대해 나가고 있다”며 “그 비결을 배워 중국시장에 옮겨온다면 많은 잠재 관객(인구)에 힘입어 빠른 발전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왕 대표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에서 공연된 뮤지컬 티켓 총매출은 2억 3,000만 위안으로, 이중 절반 이상인 1억 4,500만 위안을 12편의 해외 라이선스 작품이 끌어모았다. 나머지는 86편의 창작작품이 올린 매출이다. 왕 대표는 “창작 작품의 편수 대비 매출로 보면 그리 큰 편은 아닌 상황”이라며 “그래도 2014년 39편뿐이었던 창작 뮤지컬이 1년 만에 2배 이상으로 늘어나는 등 눈에 띄는 성과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한-중 뮤지컬 제작사 간의 다양한 형태의 협력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게 왕 대표의 전망이다. “당장 2~3년은 한국 작품을 각색해 중국에 소개하는 방식이 많을 것입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창작단계부터 양국이 함께 관여해 해외시장을 겨냥할 작품을 만들 수도 있을 거라고 봅니다. 자국 뮤지컬 시장 발전을 위해 창작뮤지컬을 확대해야 하는 것은 한국과 중국 모두 마찬가지이니까요.” 카이신마화는 내년 또 다른 한국 뮤지컬을 각색해 중국 관객에게 소개할 예정이다.

/송주희기자 ssong@sedaily.com 사진제공=예술경영지원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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